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와 아내 김혜경씨. 국민일보 DB

이재명 경기도지사 부인 김혜경씨 것으로 지목된 트위터 아이디 ‘혜경궁 김씨’(@08_hkkim)는 계정을 폐쇄할 때까지 패륜적인 글을 상당수 올렸다.

이 지사와 같은 당 인물도 정적(政敵)으로 판단되면 거친 언사로 공격했다. 이 과정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세월호 희생자도 언급됐다.

혜경궁 김씨 계정이 SNS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으로 사실상의 대권 레이스가 시작된 2016년 겨울부터다. 당시 광화문광장을 중심으로 전국에 촛불집회가 확산됐고,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외치는 함성이 높았던 시기다. ‘더불어민주당 경선 승리가 곧 대통령 당선’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았고, 성남시장이었던 이 지사는 잠재적 대권후보로 거론되고 있었다.

혜경궁 김씨는 이 지사를 인터넷상에서 전방위로 호위했던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었다. 혜경궁 김씨는 당시 유력한 대권주자였던 문재인 후보를 비난하는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언급했다. 그해 12월 트위터에 “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노무현처럼 될 거니까 그 꼴을 꼭 보자. 대통령병에 걸린 놈보다 나으니까”라고 적었다.

혜경궁 김씨는 지난해 1월 “한국말도 통역이 필요한 문어벙”이라고 적기도 했다. ‘문어벙’은 극우성향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서 문 대통령을 조롱할 때 사용되는 표현이다. 같은 달 “문재인이나 와이프나 생각이 없어요. 생각이…”라고 적어 김정숙 여사를 표적으로 삼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아들 취업특혜 의혹은 혜경궁 김씨의 가장 좋은 먹잇감이었다. 그는 같은 달 이 지사를 비판하는 트윗에 “품위 있게 아들을 취직시키고 실수였다는 일 따위는 하지 않는다”며 문 대통령을 에둘러 공격했다. 혜경궁 김씨는 문 대통령이 집권한 뒤에도 활동을 계속했다. 지난해 12월 “노무현 시체를 뺏기지 않으려는 눈물이 가상하다”고 적어 문 대통령 지지자들과 대립했다.

혜경궁 김씨의 패륜적 발언에는 세월호 희생자도 언급됐다. 2016년 2월 다른 트위터 이용자와 언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네 가족이 제2의 세월호를 타 유족이 되길 학수고대한다”거나 “딸이 꼭 세월호에 탑승해 똑같이 당하라”고 적었다.

혜경궁 김씨의 실체 논란은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본격화됐다. 이 지사와 민주당 경기지사 경선에서 경쟁했던 전해철 의원은 지난 4월 “전·현직 대통령에 대한 패륜적 글이 게시됐다”며 혜경궁 김씨 계정 운영자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등 혐의로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했다.

이후 전 의원은 고발을 취하했지만, 판사 출신인 이정렬 변호사는 지난 6월 시민 3000여명과 함께 혜경궁 김씨를 고발했다. 경찰은 2013년부터 작성된 이 계정의 트윗 4만여건을 조사한 뒤 김씨를 두 차례 소환했다. 이 계정은 18일 현재 폐쇄돼 있다.

경찰은 지난 17일 혜경궁 김씨의 운영자가 김혜경씨라는 결론을 내렸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19일 김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 송치할 예정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