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살 아이를 둔 30대 주부 윤모씨는 최근 아이가 잘 때 코를 심하게 골고 잘 먹지 않는 것 같아 고민이 많다. 그냥 두면 키도 잘 크지 않고 집중력도 나빠진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전신 마취가 부담되니 수술이 망설여진다.

이처럼 아이가 코를 심하게 골아 고민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코를 심하게 골고 코가 막혀 입으로 숨을 쉬는 경우, 가장 흔하게 진단되는 질환은 ‘구개 편도와 아데노이드의 비대’이다. 입으로만 숨을 쉬다 보니 얼굴 형태도 나쁘게 변해 치아 교합에도 영향을 주고 깊은 잠을 방해한다. 하지만 코골이는 나이가 들면 좋아진다는 이야기가 있어 수술이 망설여질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진짜 아이 코골이는 크면서 좋아질까?

우선, 나이 들면 소아 코골이가 좋아진다는 것은 절반만 맞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얼굴 골격도 함께 발달하고 그로 인해 기도도 넓어진다. 면역력도 성숙해지면서 구개 편도와 아데노이드의 크기도 상대적으로 작아지게 되니, 크면서 코골이와 입으로 숨을 쉬는 증상이 좋아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코를 통한 호흡으로 점막이 들숨에 자극되는 것은 얼굴 골격의 성장에 중요한 자극이 된다. 따라서 편도 비대가 심해 코로 숨을 쉬기 힘든 경우에는 얼굴의 성장도 상대적으로 더디다. 또 나중에 성장하면서 서서히 좋아진다고 하더라도, 입으로 숨을 쉬고 잘 자지 못해 아이가 오랜 기간 힘들게 지내게 된다.
잦은 구호흡과 아데노이드 비대는 감기나 중이염, 부비동염(축농증)이 자주 걸리는 원인 중 하나이기도 하다. 얼굴 골격은 오랜 구호흡으로 구조가 나쁘게 바뀌는 경우, 자연적으로 개선될 수 없다는 것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수술을 시행할 경우 증상의 개선 효과가 높은데, 인제의대 상계백병원 이비인후과 손정협 교수팀이 ‘PITA 수술(편도·아데노이드 절제 수술)’을 받고 6개월 이상 지난 52명의 환아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모든 환아들에서 코골이와 무호흡이 호전됐고 그 중 41%는 감기로 병원에 내원하는 횟수가 줄었다고 답했다. 76%는 식사와 수면 습관이 좋아졌다고 했다.

편도가 크고 코골이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수술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우선, 설문지를 통해 그동안 아이와 보호자가 일상생활에서 겪은 불편함의 정도, 내시경과 영상검사를 통해 측정한 편도 크기와 기도 면적, 부정교합 여부, 수면 검사 등을 통해 문제를 파악하고 수술이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는 경우에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손정협 교수는 20일 “코골이가 있으나 심한 편이 아니라면 경과를 지켜보거나 약물 치료를 할 수 있다”며 “아이가 잘 때 코를 골거나 입으로 숨을 쉬는 증상이 있다면 검사를 받아 어떠한 치료가 가장 적합한지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편도·아데노이드 절제 수술은 15 kg 이상, 만 3세 이상에서는 연령에 관계없이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다. 최근 많이 시행되는 PITA 수술은 통증이나 출혈 위험도가 기존 수술보다 낮고 수술 시간도 길지 않아 걱정을 덜 수 있다. 또 수술 후 회복 기간이 빨라 아이와 보호자의 수술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손 교수는 “수술이 가장 적합한 시기는 만 4~6세로 판단하고 만 3세 이전에 코골이 증상이 있어 진료를 보는 경우 심하지 않다면 수술보다 경과 관찰을 시행한다”면서 “편도 비대가 심해 일상생활에 대한 영향이 크다면, 연령과 무관하게 수술을 결정하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