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가공식품 가격이 오르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지난달 대형 유통매장과 슈퍼에서 생활필수품과 가공식품 39개 품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대비 21개 품목의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19개 품목이 가공식품이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20일 “업계 전반적으로 가격이 인상되고 있다. 물가 인상의 여파가 이어지는 데다 내년에 최저임금이 오르는 만큼 가격 인상이 지속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업체들은 원재료 비용 상승, 물류비용 증가, 인건비 상승을 가격 인상 원인으로 꼽았다.

‘치킨값 2만원 시대’ 개막
게티이미지뱅크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가 BBQ를 시작으로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치킨업계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진 업종으로 꼽혀왔다.

BBQ는 19일부터 ‘황금올리브치킨’ 등 3종의 치킨 제품 가격을 1000~2000원 인상했다. ‘황금올리브 치킨’은 기존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자메이카 통다리 구이’는 1만7500원에서 1만9500원으로, ‘써프라이드’는 1만8900원에서 1만9900원으로 인상된다.

BBQ의 가격 인상은 2009년 이후 9년 만이다. BBQ를 시작으로 다른 치킨 프랜차이즈들도 인상 대열에 동참할 전망이다.

‘이디야 너마저!’ 커피값 인상
게티이미지뱅크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도 최저임금 인상 등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전국 가맹점 수가 가장 많은 ‘이디야 커피’가 다음 달부터 음료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이번 가격 인상은 2014년 10월 이후 약 4년1개월 만이다.

총 70종의 음료 메뉴 가운데 아메리카노·카페라테·캐러멜마키아토·카페모카·카푸치노·바닐라라테·화이트초콜릿·민트초콜릿·토피넛라테·녹차라테 등 14종의 가격을 약 10% 인상한다. 아메리카노는 2800원에서 3200원으로, 카페라테와 카푸치노는 3200원에서 3700원으로 오른다.

스타벅스·파스쿠찌·투썸플레이스 등 다른 커피업계 프랜차이즈들도 원유 가격 인상으로 우유 가격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커피업계 물가가 오를 것으로 보인다.

생활물가 인상 신호탄, 우유 가격 인상
게티이미지뱅크

지난 8월부터 원유 가격 상승으로 유가공업계가 우윳값을 인상하고 있다. 서울우유는 lℓ 흰우유 가격을 3.6% 올렸고, 남양유업은 우유 평균 가격을 4.5%, 삼양식품 자체 브랜드 삼양우유는 3.9~4.0% 인상했다. 매일유업은 인상 시기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유 업체들은 “5년 만의 가격 인상이다. 인건비 증가에 축산농가에서 사들이는 원유 가격이 ℓ당 4원 인상돼 가격 조정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우유 가격 인상은 식품업계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빵, 아이스크림 등이 모두 우유를 주원료로 하는 식품이기 때문이다.

제대로 여파 맞은, 아이스크림
게티이미지뱅크

실제로 우유 가격 인상은 아이스크림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 롯데리아 아이스크림 가격은 소프트콘의 경우 500원에서 700원, 토네이도 초코와 녹차 맛은 2000원에서 2200원, 딸기 맛은 2200원에서 2300원으로 올랐다.

롯데제과 아이스크림 가격도 올랐다. 월드콘과 설레임의 권장 소비자가격이 1300원에서 1500원으로 200원씩(15.4%) 인상됐다. 해태제과는 편의점 납품가격인 1500원을 대리점과 동네 슈퍼에도 일괄 적용해 브라보콘 가격을 1300원에서 1500원으로 올렸다.

‘손이 가’려다 가격 보고 놀란 과자
농심이 오는 15일부터 새우깡 등 스낵류 19개 브랜드의 출고가격 인상 계획을 밝힌 13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과자를 고르고 있다. 뉴시스

가격 인상 바람은 과자 업계에도 불었다. 롯데제과의 4월 인상을 시작으로 지난 5월엔 해태제과가, 이번 달에는 농심이 과자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롯데제과는 빼빼로 가격을 1200원에서 1500원으로, 케이스형 목캔디 가격을 700원에서 800원으로 인상했고, 해태제과는 오예스와 맛동산, 웨하스, 오사쯔 등 5개 과자 제품의 가격을 중량당 평균 12.7% 올렸다.

농심은 지난 15일부터 스낵류 54종의 출고 가격을 평균 6.7% 인상했다. 이제 새우깡은 90g당 1300원이다. 양파링과 꿀꽈배기, 자갈치, 조청유과 등은 6.1%, 프레첼은 7.4% 인상됐다. 일부 제품은 중량만 줄였다.

심상치 않은 조짐, 주류 업계
게티이미지뱅크

주류 업계 가격 인상 조짐도 심상치 않다. 에틸알코올의 원료인 타피오카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이미 위스키 가격은 인상 조정됐다. 에드링턴코리아가 지난 7~8월 ‘맥켈란’ ‘글렌피딕’ 등 위스키 제품 20여종 공급가를 5~7% 인상했다.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도 지난 8월 ‘글렌피딕’과 ‘발베니’의 가격을 인상했다.

소주와 맥주를 생산하는 주류회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원재료 가격이 급등해 소주 출고가도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주류 유통업체 공급가가 1~2% 인상됐기 때문에, 출고가까지 인상되면 소비자 저항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 외에도 빵, 라면, 생수 등의 가격이 상승했다. 크리스피크림도넛 오리지널 12개 가격은 1000원, 팔도 왕뚜껑과 비빔면은 각각 100원, 40원 인상됐다. 생수 가격도 농심 백산수는 7.8%, 삼다수는 6~10%가량 올랐다.

계속되는 생활 물가 인상에 주부들의 한숨이 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인건비 상승 등도 가격 인상을 합리화하기 위한 핑계가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슬비 인턴기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