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조선의 성악가 윤심덕. 국민일보 DB

일제강점기 조선의 성악가 윤심덕은 ‘사의 찬미’에서 염세와 허무를 노래했다. 제국주의의 압제에 놓여 암울했던 그 시절만큼이나 곡조와 가사에 염증과 무력감을 담았다. 이 곡은 윤심덕이 연인인 극작가 김우진과 함께 대한해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져 더 많은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

‘사의 찬미’는 일제강점기 조선의 히트곡. 루마니아 작곡가 이오시프 이바노비치의 ‘도나우강의 잔물결’에 우리말 가사를 붙인 번안곡이다. 윤심덕은 이 곡의 가사를 쓰고 노래를 불렀다. 유학으로 성악을 배운 엘리트였고, ‘장미화' ‘황혼의 시내’ 등으로 공연장에서 주목을 받은 스타였다. 한반도 최초의 소프라노이기도 하다.

사의 찬미의 노래에서 ‘허무’는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그 시절 윤심덕의 복잡한 감정선이 읽히는 대목이다. 윤심덕과 김우진은 일본에서 부산행 선박을 탑승해 대한해협을 지나던 1926년 8월 4일 이후의 행적이 확인되지 않았다. 기혼자인 김우진과 스타 성악가 윤심덕의 불륜이 언론에 전해져 대한해협 해상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것이라는 추측만 나오고 있다.



가수와 극작가의 치정과 죽음, 그리고 죽음(死)을 아름답게 여겨 칭송(讚美)했던 곡조와 가사 그 자체로 ‘사의 찬미’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우울한 곡의 분위기에서 1933년 헝가리 피아니스트 셰레시 레죄의 ‘글루미 선데이’에 비유되기도 한다. 글루미 선데이는 특유의 암울한 곡조로 베르테르 효과를 불렀다는 도시전설로 유명한 곡이다.

윤심덕과 김우진은 27일 첫 회를 방송한 SBS 신작 드라마 ‘사의 찬미’에서 배우 신혜선, 이종석으로 재탄생했다. 3부작인 이 드라마에서 윤심덕과 김우진의 비극적인 결말은 이미 예견된 일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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