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 제공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순간에 기지를 발휘한 운전자가 있습니다. 덕분에 무단횡단을 하던 할머니, 그대로 돌진할 뻔한 다른 차량 운전자 모두 위험을 피했습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28일 게시된 사연입니다. 글쓴이의 동의를 얻어 사연을 전합니다.

A씨는 퇴근하던 길이었습니다. 어둠이 내려앉은 시각, 편도 2차로를 달리고 있었죠. 그런데 시야에 손수레를 끄는 할머니가 무단횡단 하는 모습이 들어왔습니다. A씨는 할머니가 반대쪽 인도로 넘어갈 때까지 속도를 줄여 천천히 갈 생각이었다고 합니다.

문제는 A씨 뒤에 따라오던 차량 운전자가 할머니를 보지 못했다는 겁니다. 주변이 어두웠고, A씨 차가 앞을 가리고 있던 탓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뒤 차량 운전자는 결국 갑자기 느려진 A씨 차를 추월하기 위해 옆 차로, 그러니까 할머니가 서 있는 차로로 차선을 변경하려 했습니다.

A씨는 그 순간 “차선을 바꾸면 100% 사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뒤 차량의 진로를 막았습니다. 급하게 차선을 바꿔 뒤 차량의 진로를 방해하는 것은 통상 ‘비매너 운전’ 중 하나로 꼽힙니다. A씨도 뒤 차량 운전자가 자신이 그렇게 행동한 까닭을 몰라 욕설을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뒤 차량 운전자의 행동은 의외였습니다. 그는 잠시 뒤 A씨 차량 옆쪽으로 차를 붙이고는 가볍게 고개를 숙였습니다.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기도 했지요. A씨는 “서로 기분 좋은 일이었다”며 당시 상황이 담긴 자신의 차량 블랙박스 영상도 공개했습니다.

A씨가 적은 글에는 댓글 약 500개가 달렸습니다. 모두 “정말 최고다” “판단력 대단하다” 등의 칭찬 댓글을 남겼습니다.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처음 올려보는데 댓글 하나하나 읽어보게 된다”며 “다들 안전 운전하시고, 기분 좋은 일 가득하시라”고 말했습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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