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기준금리를 1.75%로 인상한 것에 대해 “인상된 기준금리 또한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으로 실물 경제에 타격을 줄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정된 기준금리는 여전히 중립금리 수준에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중립금리는 통화정책이 완화적이지도, 긴축적이지도 않은 적정 수준을 말한다. 이 총재의 발언은 내년에 추가적인 금리 인상의 여지가 있다는 말로 해석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오전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연 1.75%로 0.25% 포인트 인상했다. 지난해 11월 30일 77개월 만에 금리를 올린 지 꼭 1년 만이다.

이 총재는 금통위 회의 주재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가 현 수준에서 계속 유지되면 금융 불균형 확대로 금융시장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금리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금리 인상은 코스트(비용)를 높이기 때문에 소비와 투자에 부담을 주고 이로 인해 성장률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하면서도 실물 경제 타격 가능성엔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향후 통화 정책에 대해 “경기와 물가 등 거시상황, 금융 안정 상황을 함께 고려해서 판단하겠다”며 “기준금리가 소폭이지만 이번에 조정이 이뤄져 금융 불균형 축소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 불균형을 보는 지표 중 가장 눈여겨보는 지표는 가계부채 상황”이라며 “시장의 특정부문, 부동산시장 등으로 자금쏠림은 없는지, 투자자 위험 선호도는 어떻게 바뀌는 지 등을 저희들이 살펴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날 금통위 회의에서는 2명의 금통위원이 ‘금리동결’ 소수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경기 하강 국면에서 금리 인상이 바람직한가.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근접해 갈 것으로 예상된다면 통화 정책의 완화 정도를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는 것을 연초부터 일관되게 밝혀 왔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그 차원에서 이해하면 된다. 내년 경기에 대해 우려를 많이 하고 계신데, 사실상 하강 국면이라고 하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상당히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하강국면 여부 판단은 조금 더 있어야 될 것 같다. 물론 내년에 여러 가지 불확실한 요인, 또 어려운 요인이 많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내년 경제를 예상 해보면 교역 시장이 크게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적이고, 또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재정 정책을 통해서 경기의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2% 중후반 대의 성장세는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대한 의견은 무엇인가.

“며칠 전 미국 파월 연준의장의 중립금리 관련 발언에 대해 내년도 금리인상 횟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 것은 사실이다. 반면 그 발언 내용의 앞뒤를 잘 해석하면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시각도 있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12월 중순에 제시 될 금리 인상 경로, 그리고 그때 밝힐 경제 전망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오늘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 ‘신중히’라는 문구가 들어가지 않은 이유는.

“‘신중히’ 라고 하는 문구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조금 달리 해석하는 경향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신중히’ 라는 문구가 빠졌지만 금통위의 지금까지 의사결정 과정을 보시면 잘 아시겠지만 금통위가 정책결정을 내릴 때마다 모든 정보와 데이터 등을 종합적으로 모두 분석해서 각자 신중히 판단하고 있다.”

-내년 통화정책 경로에 대해 말씀해 달라.

“앞으로 향후 통화정책은 경기·물가 등의 거시 경제 상황과 금융 안정 상황을 함께 고려해서 판단하겠다.”

-금리 인상이 금융 불균형 해소에 얼마나 기여를 할 것인가.

“금융 불균형이 쌓인 이유는 저금리의 장기간 지속 외 다른 요인도 복합적으로 많이 작용했다. 그래서 금융 불균형 해소를 위해서는 통화 정책 외 다른 정책도 같이 가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거시건전성 정책이 되겠고, 여러 가지 산업정책도 거기에 다 관련이 된다. 지금 현재 정부가 거시건전성 정책을 강화하고 있고 또 주택시장안정 대책도 추진하고 있다. 그러한 상황에서 기준금리, 물론 소폭이기는 하지만 (금리) 조정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금융 안정 측면에서는 불균형을 축소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금융 불균형을 보는 가장 중요한 지표는 아무래도 가계 부채의 누증 상황이 되겠다. 그리고 어떤 특정 시장, 특정 부문, 예를 들면 부동산 시장이든가 그런 쪽으로 자금 쏠림 여부는 없는지, 그 다음에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 정도가 어떻게 바뀌는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

-현재의 기준금리랑 한은에서 추정하고 있는 중립금리와의 격차가 어느 정도인가.

“글로벌 위기 이후에 전 세계적으로 중립금리 수준이 전반적으로 낮아졌다고 하는 것은 공통된 인식이다. 중립금리에 대한 판단은 상당히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미국의 파웰 의장도 엊그제 중립금리관련 발언을 했지만 그곳에서도 중립금리 추정에 내재된 불확실성을 상당히 강조했다. 사실상 중립금리는 그 추정의 불확실성이 대단히 큰 게 사실이다. 추정하는 모형을 어떻게 선택하느냐, 대상 기간을 어떻게 설정하느냐, 전제를 어떻게 설정하느냐 하는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서 결과가 많이 차이가 나기 때문에 중립금리에 관한 발언은 상당히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렇게 중립금리 추정 자체에 높은 불확실성이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여러 가지 지표를 통해서 종합적으로 판단을 해 보면 구체적인 수치를 밝힐 상황은 아닙니다만 이번 기준금리 인상 이후에도 기준금리는 중립금리 수준에 아직 미치지 않은 것으로, 그래서 다시 말씀드리자면 한 번 금리를 인상했지만 통화 정책의 기조는 아직 완화적이라고 볼 수 있겠다 하는 말씀을 드린다.”

-정부의 재정정책 기조가 충분히 확장적인가.

“정부의 재정정책이 지금까지 확장적이었다고 볼 수는 없다. 내년에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재정에서 경기활성화에 주력하는 방침을 밝혔다. 정부 재정이 좀 확장적으로 운영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나라의 공통적인 현상이었는데 사실상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경기활성화의 부담이 중앙은행에 쏠리는 측면이 많이 있다. 그래서 정부가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영하더라도 생산성을 높이는, 우리의 잠재성장 능력을 높이는 그러한 투자, 그러한 방향으로 재정정책을 운영했으면 하는 것이 일관된 희망이다. 그것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한·미간 기준금리차 확대로 금융 불균형이 나타날 경우 한은의 통화 정책 수단으로 금융 불균형을 추가 축소할 수 있는가.

“금융 불균형 대신에 자본유출로 바꿔서 이야기 하겠다. 여러 가지 여건을 보면 명확한 답변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다음 달 미국 연준이 금리인상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상당히 높고, 거기에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금리인상을 해 간다면 양국간 정책금리 역전폭이 확대 될 것이다. 금리 역전폭이 종전까지 75bp(1bp=0.01%포인트)까지 확대됐지만, 우리 외국인 투자 자금의 유출을 보면 자금 흐름이 상당히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렇지 않을 가능성은 늘 염두에 두고 있다. 예를 들어서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행이 되고 그에 따라서 일부 취약국의 금융불안, 국제금융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위험 기피 성향이 확대된다든가 하는 여러 가지 상황에서 자금유출이 우리나라에서도 종전과 달리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크게 우려하지는 않지만, 가까운 시일 내 자본 유출이 크게 있는 예기치 못한 상황은 늘 염두에 두고 있다.”

-작년 금리인상 때도 소수의견이 한 명 있었고, 올해는 두 명이다. 다양한 의견도 좋지만 일치된 의견을 보여주는 것도 정책 일관성이나 예측가능성 측면에서 중요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소수의견이 자꾸 있는 이유는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에서는 그에 대한 시각이 조금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의견이 표출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것은 다른 나라 중앙은행도 마찬가지다.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어느 정도 소수의견이 나타나는 것은 이상하게 볼 것은 아니다.”

-수출을 견인하는 반도체에 대한 전망은.

“반도체가 우리 경제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그만큼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이 경쟁력이 높다는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로 해석 할 수 있다. 반면 반도체의 기여도가 워낙 크다 보니까 반도체 경기가 꺾이면 우리 경제는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우려는 당연히 나오는 것이다. 지금 반도체에 대한 전망은 조금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작년과 올해와 같은 붐(boom)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은 일치하는 것 같다. 현재로서는 조심스럽지만, 반도체 경기가 우려할 만큼 꺾이진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많은 것 같다. 수요는 견실할 것이다. 또 한 가지 첨언을 한다면 반도체 가격하고 전반적인 수요하고는 조금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반도체 수요는 물량과 가격 개념이다. 가격이 떨어지면 명목수출, 그에 따라 경상수지에 곧바로 영향을 줄 것이다. 소위 성장률에 영향을 미치는 국내총생산(GDP)을 산정할 때는 반도체 물량을 기준으로 하는데, 구별할 필요는 있다.”

-인사청문회 때 ‘한·미 금리차 100bp 차는 조금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고 언급했다. 마침 금리차가 100bp 역전을 눈 앞에 두고 금리 인상이 이뤄진게 우연인가.

“100bp가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하는 것은 그때는 다른 여건, 다른 상황을 전제하지 않고 금리차만 봤을 때의 100bp가 우려스럽다고 하는 말씀을 드린 것 같다. 이것이 절대적으로 어느 수준이 위험하고 어느 수준이 안전한지 일률적으로 얘기할 수 없다는 것은 그 후에 여러 번 말씀드렸다. 지금 다른 나라의 예를 보더라도 자금유출이 심한 나라를 보면 오히려 거꾸로 그 나라의 정책금리가 미국금리보다도 훨씬 높은 나라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분명히 말씀드린다면 자본 유출이 오는 절대적인 내외금리차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내외금리차가 확대되는 것은 아무래도 부담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 한·미 금리차 100bp를 염두에 두고 올린 것은 아니다.”

-이번 금리 인상이 내수 등에 안 좋게 반영이 되면 성장률 전망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나.

“금리를 올리고 내리고 하면 당연히 경기 성장률에 영향을 준다. 금리를 올리면 코스트(비용)를 높이기 때문에 소비, 투자에 부담을 주는 게 사실이고 그것이 성장률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우리가 (금리를) 소폭 인상하지만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기 때문에 이번 인상이 실물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 경제가 어느 정도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일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물론 내수를 위축시키는 효과는 분명히 있습니다만 지금 여러 가지 여건을 감안해 보면 우리 경제가 소폭의 인상은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보여진다.”

-장단기 금리차 축소에 대해서 어떻게 보고 계신가.

“장단기 금리차의 축소도 앞으로의 경기 상황을 예상하는 그런 기대가 나타난 결과다. 그래서 장단기 금리차에 대해서는 상당히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지만, 장단기금리차 축소는 경기에 대한 기대도 있지만 그 이외에 다른 요인도 많이 작용한다. 하다 못해 채권의 수급상황도 여기에 영향을 준다. 절대적이진 않지만, 여전히 장단기 금리차도 눈여겨보는 상황이다.”

세종=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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