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신혼집에 냉장고가 필요 없다’고 주장하는 예비 신랑에게 묘하게 설득되고 있다는 예비 신부가 있습니다.

4일 인터넷 사이트 ‘네이트판’에는 ‘신혼집에 냉장고 없어도 될까요? 넘 특이한 인간이랑 결혼하는 것 같아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습니다.

곧 결혼한다는 A씨는 “남자친구가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에 신혼집을 꾸미기로 했는데 ‘쓸데 없다’며 혼수로 냉장고를 해오지 말라고 한다”고 적었습니다. 그는 “남자친구가 형식 때문에 갖춰 놓고 사는 것을 정말 싫어한다”면서 “남들이 다 있다고 비슷하게 갖추고 살 필요 없이 우리의 개성과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사는 게 좋은 거 아니겠냐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네이트판

A씨는 “남자친구의 집에 가봤더니 TV와 소파 모두 없었다”며 “‘TV 없이 빔프로젝터로 보고 싶은 것을 보고 침대는 아닌데 폭 싸이는 커다랗고 동그란 가구에 눕거나 기대서 보고 싶은 걸 본다. 처음엔 집구석에 소파도 TV도 없나 싶었는데 저도 써 보니 좋았다”고 밝혔습니다.

A씨는 그래도 “냉장고는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남자친구가 냉장고가 없어도 되는 이유를 설명하는데 묘하게 설득된다”고 했습니다. 남자친구는 A씨에게 “결혼해도 요리를 배울 필요 없다”며 “우리 아파트에서 조식이 나오고 점심은 회사에서 먹고 저녁은 우리 둘 다 잘 안 먹고 운동하니 괜찮다”고 말했습니다. 또 “그렇게 평일을 지내고 주말엔 외식하면 된다. 우리 둘 다 요리하기를 싫어하는데 우리가 전업주부도 아니고 굳이 요리를 배워서 집에서 불 앞에 서 있을 필요가 없다”며 A씨를 설득했습니다.

A씨는 “남자친구의 집에 가면 청소는 로봇 청소기가 다 하고 스타일러(의류 관리 기구)와 건조기 모두 들여놨다”면서 “남자친구는 시집가도 어머님께 음식을 부탁하지도 말고 신경 쓰게 하지도 말고 사 먹자고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남자친구가 혼수도 이불이나 한 채 해 오라고 해서 맨몸뚱이로 시집가게 생겼다”며 “되게 특이한 인간인 것 같은데 묘하게 틀린 말이 없고 저랑 잘 맞는 것 같기도 한데 너무 특이한 사람이랑 결혼하는 것 같아서 좋으면서도 이상하다”고 적었습니다.

한 네티즌은 “묘하게 멋있고 설득력 있다”면서 “싫은 이유가 없다면 사지 말라”고 조언했습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설득을 넘어서 부럽다”며 “고민을 가장한 깨알 자랑 같다. 라이프 스타일에 맞으면 남들이 뭐라 하든 그렇게 살면 된다”며 부러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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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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