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퍼즐을 잘못 맞춘 듯 일진이 사나운 날이 있습니다. 몸 상태도 좋지 않은데 운까지 따라주지 않는, 악몽과 같은 시간이죠. 평소 하지 않던 실수를 연발하기도 하고, 그러다 보면 또 마음이 급해져 다른 실수를 범합니다. 이때 누군가가 격려와 응원을 보내면서 실수를 너그럽게 용서해준다면 어떨까요.


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엔 “그래도 아직은 살만한 세상인가 봅니다”라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돌을 겨우 지난 딸을 두고 있다는 글쓴이는 며칠 전 최악의 하루 속 은인을 만났다고 합니다. 글에는 글쓴이의 그 날 하루가 자세하게 적혀있었습니다.

글쓴이가 밤새워 일하고 집에 돌아온 아침이었다고 합니다. 집안은 시끌벅적했습니다. 이유를 모르게 크게 우는 딸아이 때문이었습니다. 글쓴이는 결국 잠도 자지 못하고 병원을 가기 위해 운전대를 잡아야 했습니다. 그러다 사달이 났습니다. 뒷자리의 우는 아이를 신경 쓰느라 전방주시를 못 하고 접촉사고를 낸 것입니다. 그것도 고급 외제차였다는데요.

그는 떨리는 마음으로 차에서 내렸습니다. 고개 숙여 사과도 했고요. 그러자 피해 차주는 글쓴이에게 뜻밖의 말을 건넸다고 합니다. 그는 “아유, 조심 좀 하지 그랬어요. 아이 우는 것 같은데 출근길에 병원 가시나 봐요. 크게 사고 난 것도 아니고 그냥 가세요”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열심히 사는 젊은 아빠들 보면 안쓰러워 보인다”며 힘내라는 응원도 건넸고요. 피해 차주의 배려 덕분에 글쓴이의 딸은 무사히 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고의 규모가 그리 작지만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글쓴이가 경황이 없어 미처 신경 쓰지 못하다 저녁쯤 차를 다시 보니 앞쪽 범퍼가 많이 긁혀있고, 번호판도 찌그러져 있었다고 합니다. 그는 “제 차가 이 정도로 다쳤으면 분명 벤츠도 많이 긁혔을 텐데, 정말 너무 죄송하고 또 감사하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언제 한번 만나게 되면 저녁이라도 한 끼 대접해드리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전형주 객원기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