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자대학교 총학생회(숙대 총학)가 중학교 남학생의 교내 대자보 훼손 사건에 대해 중학교 측이 제시한 사과문을 거부했다. 중학교가 ‘대자보의 일부 문제가 되는 문구를 이에 응대하는 격으로 욕설을 남겼다. 게시판에 비속어를 남긴 것은 잘못했다’는 식으로 사과했지만, 숙대 총학은 사과가 사건의 본질을 흐렸다고 반박하면서 제대로 된 사과를 요구했다.

숙대 총학은 최근 페이스북에 “우리는 A중학교의 ‘변명문’을 받을 수 없다”면서 사과문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숙대 총학과 인권관련동아리 등은 앞서 A중학교에 자신의 입장과 요구안을 담은 공문을 보냈다. 교내 참여형 게시판에 욕설 낙서를 남긴 남학생의 자필 사과문과 인솔 교사의 사과문, 사건에 대한 진상 조사, 전학생을 대상으로 한 평등 교육 시행 등의 요구가 담겼다. 그러나 숙대 총학은 최근 숙대 총장에게 도착한 A중학교 사과문에는 일부 요구 사항이 제외됐다고 지적했다.

A중학교는 사과문에서 “숙명여대 학생들의 참여형 게시판에 A중학교 학생들이 비속어를 사용하여 댓글을 쓴 것에 대해 숙명여대 재학생들에게 깊이 사과드리며, 재발 방지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했다.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을 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숙대 총학은 A중학교는 사과문에서 교내 참여형 게시판에 “한국 남자를 죽인다” “관음하는 그 성별의 눈을 찌른다” “한국 남자 못생겼다” 등의 문구를 먼저 언급한 것이 문제가 크다고 비판했다. 숙대 총학“이 사건의 문제점은 ‘경인중학교 남학생들이 숙명여대 학생들의 대자보를 훼손했다는 것’인데 공문에서는 대자보의 ‘일부’ 표현들을 열거해, 그 행위가 특별한 이유에 근거해 이루어진 정당성 있는 행위라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인솔 교사가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주의를 줬다는 것과 문제가 되는 표현을 곧바로 삭제했다는 해명은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공문 중 사실관계가 다른 부분을 수정하고, 학생의 자필 사과문과 인솔 교사의 사과문을 첨부하라고 재차 요구했다.

숙대 총학은 대자보 훼손 사건을 공론화한 뒤 수많은 항의 전화를 받는다면서 “여자 대학에서 페미니즘 대자보를 썼다는 이유로, 그 대자보를 ‘떼지 않았다’는 이유로 우리는 살해 협박을 받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학교 측에 “이 사건이 해결될 때까지 보안을 강화하라. 외부인 남성들의 숙명인 살해 협박을 심각하게 받아들여 숙명을 안전한 공간으로 만들어라”고 요구했다.

숙대 대자보 훼손 사건은 지난달 28일 서울 숙명여대 캠퍼스 투어로 숙대를 방문한 A중학교 학생들이 ‘탈브라(브래지어를 입지 않는 것) 꿀팁을 적어달라’ 는 내용의 참여형 대자보에 낙서를 적은 일을 말한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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