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왼쪽 사진)와 '번 더 스테이지: 더 무비' 포스터. 각 영화사 제공

올해 영화시장의 트렌드는 입소문과 팬덤, 20대였다.

6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2018 하반기 CGV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에서 이승원 CGV 마케팅담당은 ‘2018년 영화산업 결산 및 2019년 전망’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올 한 해 영화시장 트렌드를 정리했다.

올해 영화시장을 견인한 것은 바로 팬덤 문화였다. 지난달 극장가를 강타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말 그대로 팬덤이 만들어낸 히트작이었다. 개봉한지 한 달이 넘은 시점에도 매주 새로 개봉한 작품을 밀어내고 정상권에 자리했다. 주 관객층은 중장년층이 아닌 2030세대였다. 초반에는 퀸을 경험한 40, 50대 팬들에게 어필하다가 점차 젊은 세대로까지 확대된 것이다.

특히 싱어롱 버전이 큰 인기를 끌었다. 떼창과 춤, 야광봉으로 가득 찬 상영관은 흡사 콘서트장으로, 또는 프레디 머큐리 코스프레의 장으로, 또는 ‘프로 떼창러’들의 대관 행사로 관객에 의해 변형되면서 자가 발전했다.

삼면 스크린으로 펼쳐지는 스크린X와 만나 시너지를 일궈내기도 했다. 20분 내내 270도 입체 영상이 펼쳐진 마지막 ‘라이브 에이드’ 자선공연 장면이 압권으로 꼽히며 좌석 전쟁이 벌어졌다. CGV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개봉일부터 11월 30일까지 CGV에서 ‘보헤미안 랩소디’ 2D 일반 좌석 점유율은 주말 기준 47%인 데 반해 스크린X는 61.3%로 더 높았다. 스크린X에 싱어롱 버전을 더해 상영할 시 주말 좌석 점유율은 80% 넘게 치솟았다.

뿐만 아니다. 17년 만에 4DX 버전으로 재개봉된 영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26만명을 넘게 동원하며 역대 재개봉 영화 중 3위를 기록했다. 좌석 점유율 54.4%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4DX의 좌석 점유율(56.3%)과 맞먹는다. 추억이 있는 20대와 입소문을 듣고 자란 10대들이 흥행을 주도하면서 재개봉 초기에는 원정 관람, 암표 구입 등으로 화제를 모았다.

2018 하반기 CGV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에서 발표중인 CJ CGV 이승원 마케팅담당. CJ CGV 제공

방탄소년단(BTS)의 공연 실황을 담은 영화 ‘번 더 스테이지: 더 무비’ 또한 팬덤이 만들어낸 쾌거였다. 개봉 이후 12일 만에 30만 관객을 돌파하며 아이돌 다큐멘터리 중 가장 많은 관객수를 기록했다. 본 작품의 재관람률은 10.5%로, 10만 이상 영화 중 역대 최고 재관람률을 달성했다.

이승원 마케팅담당은 “극장 팬덤 현상은 올 하반기 국내 영화 시장의 활기를 불어넣어준 특별한 현상이었다”며 “팬덤 작품들을 일궈낸 바탕에는 스크린X 4DX 등 최적의 관람 환경을 제공한 토종 상영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018년 영화시장 또 하나의 특징은 20대 관람객의 증가에 있다. 특히 2013년(18%) 대비 2018년에는 2529 세대 비중 22%로 4%p 올라 눈길을 끌었다.

이 담당은 “20대 관객은 여가 산업, 특히 영화 산업에 있어 근간이 되는 핵심고객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송년 포럼에서 젊은층의 이탈로 장르의 신선함, 소재의 특별함 그리고 공감대의 필요성에 대해 말씀드렸는데, 올해 한국영화 중심으로 이 시도들이 실행됨으로써 매우 고무적이었다”며 “3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한국영화 ‘완벽한 타인’ ‘암수살인’ ‘탐정: 리턴즈’ ‘독전’ ‘마녀’ 등은 2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었다”고 말했다.

2019년 영화시장은 ‘헤비 유저(Heavy User)’와 ‘워라밸 트렌드 확산’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 담당은 “CGV 회원 비중으로 볼 때 헤비 유저는 그간 꾸준히 증가해 올해 27%를 넘었다”며 “시장 성장의 발판에는 헤비 유저가 있는 만큼, 내년 개봉 예정인 ‘캡틴 마블’ ‘어벤져스4’ ‘킹스맨3’ ‘겨울왕국2’ ‘서복’ ‘남산의 부장들’ 등의 다수 기대작들이 예상대로의 성과를 내준다면 2019년에는 관람객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특히 올해부터 시행된 주 52시간 근무에 따른 워라밸 트렌드로 관람객 증가에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어느 정도 정착된 10월 이후부터는 주중 저녁시간 관람객 비중이 17년 24.3%에서 18년 26.8%로 2.5%p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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