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친구들과 약속을 잡으려면 항상 오랜 시간 고민이 필요하다. 우리의 고민 주제는‘무슨 옷을 입고, 친구와 무엇을 먹을까’가 아니라, 특별할 것이 없는 바로‘어디에서 놀지?’에 관한 고민이다. 어른들이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한 도시에서 우리가 안전하고 건전하게 놀 수 있는 곳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피시방에 가면 담배 냄새에 숨이 막힐 듯하고, 어두컴컴한 노래방도 우리가 놀기에 안전해 보이지는 않는다. 특히 저녁 시간대에는 더욱 그렇다. 담배 연기 자욱한 길거리, 술에 취해 돌아다니는 어른들 사이에서 우리는 마음 편히 있을 곳을 찾지 못한다.

[청년기고] 아동·청소년이 마음 편히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세요
박채연 동두천외고 1학년, 굿네이버스 청소년참여기획단 굿메이트


그리고 나의 이런 고민들은‘나’만의 고민이 아닌‘청소년’모두가 함께 가지고 있는 고민이었다. 나는 굿메이트 활동을 위해 참가한 아동청소년정책박람회‘전지적 아동시점’개막식에서 세 초등학생이 아동권리를 주제로 꾸민 연극을 볼 기회가 있었다. 연극 속 놀이터는 이곳저곳 망가진 곳이 많고, 외진 곳에 있어 세 명의 친구들이 마음 놓고 제대로 놀 수 없었다. 아이들은 안전하게 놀 곳을 찾아 이리저리 방황하다가 결국 포기하고 학원으로 발길을 돌렸다. 5분 정도의 짧은 연극이었지만 이는 내가 많은 생각을 하도록 만들었다.

많은 도시가 날로 번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아동·청소년을 위한 놀 공간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 많은 번화가들은 여전히 어른들 중심의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유엔아동권리협약 제 31조에는‘모든 어린이는 충분히 쉬고 놀 권리가 있다’고 말한다. 이에 나는 진정으로 아동·청소년이 마음 편히 놀 공간을 마련할 방안에 대해 제시해보고자 한다.

먼저, 청소년수련관, 청소년체육관 등 아동·청소년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확충해야 한다. 시설은 아동·청소년이 주로 다니며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곳에 설치해야 한다. 지역별로 청소년수련관 등 청소년 수련시설 개수에 대한 차이가 큰 것도 문제이다. 한국청소년수련시설협회의 청소년수련시설에 관한 올해 통계자료에 따르면, 청소년수련관, 문화의 집 등을 포함하는 청소년수련시설 수는 경기 지역의 경우, 159개로 타 지역에 비해 많은 편이지만 비수도권 지역인 세종, 울산은 겨우 3개, 10개에 불과했다. 지역별 수련시설의 편차는 아이들의 놀 권리를 방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고, 따라서 청소년수련시설 확충을 통해 놀 권리를 보장해야한다.

또한, 기존의 놀이 시설을 재정비해야 한다. 만들어진 지 10년이 넘어 노후화된 놀이시설의 경우 페인트칠이 벗겨지거나, 일부가 훼손되기도 한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이러한 놀이 시설을 되도록 빨리 파악해 아동·청소년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동·청소년에게 안전하게, 충분히 놀고 쉴 권리가 있음을 모두가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굿네이버스가 진행한 아동권리정책제안캠페인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시민들의 절반가량인 48.7%가 아이들을 위한 놀이 및 여가시설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절반 가까이 되는 시민들이 문제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지만 확실한 변화를 위해서는 더 많은 시민들이 놀 권리에 대해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래를 이끌어나갈 아동·청소년이 충분히 놀고 쉴 수 있도록 우리가 모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격려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동·청소년기에는‘놀이’를 통해서 많은 것들을 배운다. 학원과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 이상의 중요한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건물마다 학원만 늘려가지 말고 아이들이 안심하고 놀면서 그들의 놀이 문화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을 늘려야 한다.

모든 아동·청소년들이 장소에 대한 두려움 없이 언제나 행복하게 쉬고 놀 수 있는 그 날이 하루빨리 다가올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해본다.


청년들의 의견을 듣는 ‘청년기고’ 코너는 다양한 청년들의 목소리를 담는 코너입니다. “청년의, 청년에 의한, 청년을 위한” 셋 중 하나 이상에 해당하는 모든 기고는 수정 없이 게재하며 국민일보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청년기고 참여를 원하시는 분께선 200자 원고지 6매 이상의 기고문을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에게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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