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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B(Birth)와 D(Death) 사이의 C(Choice)이다.” 프랑스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가 한 말입니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며 수많은 선택을 해야 하는 운명에 처해있다는 말입니다. 합리적 판단을 통해 정답에 가까운 선택을 할 수도 있지만 합리적 판단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미국 콜로라도주에 사는 프레더릭 코니씨는 지난 1월 아내가 딸을 얻었다는 기쁜 소식을 듣게 됩니다. 기쁨도 잠시. 행복한 일상을 꿈꾸던 이들에게 비극이 예고 없이 찾아왔습니다. 지난 11월 30일 코니씨는 아내가 하혈하는 것을 발견합니다. 피는 방 바닥을 흥건하게 적실 정도의 양이었습니다.

프레더릭 코니의 아내 키보니 코니. 페이스북

이들 부부는 인근 병원으로 바로 달려갔고 의사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게 됩니다.

“아내분은 굉장히 위급한 상태입니다. 바로 수술을 하면 목숨을 건질 수 있겠지만 딸의 출산을 포기해야 합니다. 출산 이후 수술을 하면 딸을 살릴 수 있겠지만 아내분의 목숨을 장담할 순 없습니다.”

잔인한 선택이었지만 코니씨는 고심 끝에 딸을 살리기로 결정을 내립니다. 아내가 출산까지만 버텨준다면 이후 수술을 받아 목숨을 건질 가능성이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출산 후 면역력이 떨어져 있던 아내는 수술을 받기도 전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다행히 아내는 죽기 직전 딸의 사진을 보며 눈을 감을 수 있었습니다. 딸의 이름은 엄마의 이름인 ‘키보니’를 따라 ‘안젤리큐 키보니 코니’로 결정됐습니다.

아내를 잃은 코니씨. 하지만 시련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딸은 조산아였고 건강은 장담할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몸속에 삽입된 많은 튜브를 통해 영양분을 공급받아야만 했습니다. 딸과 아내의 병원비, 장례비, 양육비 등을 감당해야만 했습니다.

수많은 튜브를 통해 영양분을 공급받고 있는 안젤리큐 키보니 코니. 페이스북

이에 사연을 안타깝게 여긴 친구이자 직장 보스인 저스틴 콜린씨는 코니씨를 위해 모금 활동을 시작하게 됩니다. 콜린씨는 “저는 인간의 인생에서 이보다 더 힘든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어떤 것이라도 좋으니 코니를 도와주세요”라며 사연과 함께 모금을 호소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사연은 미국 방송사 폭스31을 통해 알려졌고 코니씨의 이웃들은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 시작했습니다. 하루도 지나지 않아 1만 달러(한화 약 1120만원)가 모였습니다. 이중에는 아내의 장례식을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져 주겠다는 장의사도 있었습니다.

이 장의사는 폭스31과의 인터뷰에서 “한 아이의 엄마로서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저도 38년 전 출산 중 아이와 제 목숨을 잃을 뻔했습니다. 아이를 키우고 아내를 묻어야 하는 이 신사분은 도움이 필요합니다”라고 기부의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웃들의 도움으로 아이의 상태는 점점 좋아지고 있습니다.

안젤리큐 키보니 코니. 페이스북

“인생은 B(Birth)와 D(Death) 사이의 C(Choice)이다.” 분명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인생, 즉 B와 D 사이에는 C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가족, 이웃, 친구 등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사연에 공감할 수 있고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사람들이 주변에 존재하는 한 아직 세상은 살만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코니씨의 사연처럼 말입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박태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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