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두꺼운 점퍼를 입고 장갑을 껴도 추운 요즘입니다. 작은 틈새를 어떻게 아는지, 칼 같은 바람이 스며듭니다. 이런 날 물세례를 받았다는 한 대리기사의 하소연이 인터넷에 올라와 네티즌을 분통 터트리게 했습니다. 얼마나 추웠을까요.

지방 도시에서 대리운전 기사를 한다는 한 남성은 8일 새벽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몇 시간 전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자세하게 기록했습니다. 그는 밤늦게 대리운전을 하다가 손님이 뿌린 물을 맞고 결국 경찰 신고를 해야 했다고 토로했습니다. 처음부터 꼬였다고 했습니다. 손님이 전화번호를 잘못 등록하는 바람에 길이 엇갈렸다고 했습니다. 손님이 있기로 한 음식점에 가서 한참을 손님을 찾았지만 없었고 다른 장소에 있다는 걸 회사로부터 늦게 전달받았다고 합니다.

손님은 일행도 있었다는데요. 그 일행까지 내려주고 최종 목적지에 도착했는데 손님이 예상보다 적은 요금인 1만원을 건넸다는군요. 기본요금이 8000원이지만, 길을 돌아가거나 하면 추가로 몇천원이 더 붙는다고 합니다. 그가 시간 지체에 경유까지 계산해 1만3000원을 달라고 했지만 손님은 안된다고 했다네요. 3000원을 더 달라고 하면서 손님의 언행이 거칠어졌다는 게 대리기사의 주장입니다. 손님은 “돈에 환장했다”는 식으로 막말을 하면서 2000원을 더 줬다고 합니다. 그는 이날 25분을 운전하고, 15분 정도를 거리에서 헤매거나 기다렸다고 했습니다.

기분은 상했지만 다음 일을 위해 트렁크에서 킥보드를 꺼내려는데 손님은 욕을 계속하면서 자신이 켠 “실내등을 꺼라”는 식의 억지를 피웠다고 대리기사는 당시를 기억했습니다. 그런 과정 중 손님은 조수석으로 들어가 생수통을 꺼내 담긴 물을 뿌렸다는군요.

대리기사는 경찰을 불렀고, 경찰서를 가기를 끝까지 거부한 손님은 집으로, 자신은 경찰서에 가서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고 했습니다.

대리기사는 “파출소에서 나와 한 콜이라도 더 하려고 했으나 이 기분에 다른 손님을 만나면 제 표정도 안 좋을 것 같아서 집으로 갔다”면서 “집에 가는데 딸을 생각하니 눈물이 나오더라. 집에 가면 와이프가 안 자고 있다가 혹시나 젖는 모자나 옷 볼까 봐 밖에서 한참을 있다가 방금 들어왔다”고 했다.

대리운전을 의뢰해본 사람도, 대리운전 기사도 분노의 댓글을 달았습니다. 한 대리기사는 “기분에 몇만원에서 몇십만원 술값은 안 아깝고 대리비는 아까워 대리기사한테 술주정이나 하는 것은 사실 갑질이다. 대리기사분들에게 좀 친절하게 하셨으면 한다”는 글을 올려 많은 공감을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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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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