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양숙 여사 사칭 사건에 연루된 윤장현 전 광주시장이 9일 새벽 극비 귀국한 가운데 10일 오전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다.

광주지검 등에 따르면 윤 전 시장은 9일 오전 4시40분쯤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지난달 16일 의료봉사를 위해 네팔로 출국한 지 23일 만이다. 검찰은 이날 인천공항에서 윤 전 시장의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공항 내 조사실로 이동해 20분가량 약식 조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또 10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윤 전 시장은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 사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에 속아 4억5000만원을 송금했다. 이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의 ‘혼외자’라는 말에 사기범의 아들과 딸을 광주시 산하기관과 모 사립 중학교에 취업 청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윤 전 시장은 의료봉사를 위해 지난달 16일 네팔로 출국했으며 봉사일정이 끝난 뒤에도 귀국하지 않고 현지에 체류했다. 검찰은 지난 5일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윤 전 시장을 소환했지만 이 또한 응하지 않았다. 윤 전 시장을 속인 김모(49)씨는 사기와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지난 7일 구속됐다.

검찰은 선거법 위반 혐의의 공소시효가 13일 만료되는 만큼 공천헌금 의혹부터 집중적으로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윤 전 시장이 사기범에게 4억5000만원을 송금한 이유가 6·13 지방선거 때 당내 공천과 관련이 있는지 의심하고 있다.

윤 전 시장은 측근을 통해 “공천 대가라면 수억 원을 대출받아 버젓이 내 이름으로 송금했겠냐”며 “말 못할 상황에 몇 개월만 융통해 달라는 말에 속아 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전 시장은 인천공항에서도 “소명할 것은 소명하고 책임질 일은 책임지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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