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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밤마다 아빠를 찾으며 운다. 이제 와서 무슨 사과를 하느냐”

13일 수원지법 308호 법정은 방청객들의 울부짖음으로 가득했다. 5월 음주 역주행으로 사망사고를 낸 운전자 노모(27)씨의 재판이 열린 날이다.

5월 30일 새벽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향 양지터널 안 4차로 도로 2차로에서 노씨는 자신의 벤츠 승용차로 역주행하다 조모(54)씨의 택시를 들이받았다. 그는 당시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혈중알코올농도 0.176%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사고로 택시 뒷좌석에 탄 승객 김모(38)씨가 숨졌고 택시 운전 기사 조씨는 장기손상 등으로 의식불명 상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노씨는 이날 목발을 짚고 법정에 들어섰다. 판사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묻자 그는 피해자 유족들이 앉아있는 방청석을 향해 돌아서더니 무릎을 꿇었다.

피해자 가족은 “(사고 후) 7개월 동안 사과는 커녕 전화 한 통 하지 않아 놓고 이제와서 반성하는 척을 하느냐”고 소리쳤다. 또 다른 이는 “아이들이 밤마다 아빠를 찾으며 운다”며 “죽은 애들 아빠를 돌려달라”고 울부짖었다.

노씨는 무릎을 꿇은 채 “죽을 죄를 지었다”고 말했다.

숨진 김씨의 아버지는 “사고 이후 단맛, 쓴맛(은 물론)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아 20년 하던 식당도 접었다”며 “교사인 며느리는 휴직계를 내고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눈물로 하루하루를 지새운다”고 전했다. 이어 “애들은 아직도 아빠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벽에 걸린 사진을 보며 아빠를 찾는데 사고 7개월이 지나도록 가해자는 사과 한 마디 없다”며 “합의는 필요 없으니 엄벌에 처해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조씨의 아들은 “나는 가해자보다 어리지만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면 안 된다는 것 정도는 안다”며 “왜 살인죄보다 형량이 적은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 운전 치사상)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노씨에게 이날 징역 8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사고로 인한 피해가 크고 피해자들에 대한 회복 조치가 전혀 되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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