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조 충남도지사가 13일 태안의료원에 마련된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 협력업체 직원 고 김용균 씨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숨진 고(故) 김용균(24)씨의 죽음은 참담했다. 산업현장에서는 허망하고 안타까운 죽음은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한 달에 80명이 산업재해 사고로 숨지고 있다.

14일 안전보건공단 통계에 따르면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자는 2016년 969명, 지난해 964명, 올해 9월까지 730명에 달했다. 한 해에 960명, 한 달에 80명씩 사망자가 발생하는 셈이다. 사고는 주로 영세사업장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발생한 산재 사고 사망자 중 46.1%가 5~49인 이하 사업장에서, 30.3%는 5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했다. 50인 미만 사업장이 전체 산재 사고 사망자의 76.4%를 차지했다.

산재 참사는 오래전부터 되풀이되고 있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4년에도 한국중부발전 보령화력발전소 내 탈황설비에서 현장운전원으로 일하던 박모씨도 비슷한 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었다. 그도 하청업체 소속 비정규직이었다.

올 9월에는 인천 영흥화력발전소 하역부두에서 부두 보수 공사를 하던 하청업체 일용직 근로자 2명이 바다로 추락해 숨졌다. 건설노조는 “건설현장은 한 해에 500~600명이 사망하고 있고 95% 이상이 외주화된 하청노동자”라며 “원청업체가 산재의 책임이 있음에도 이를 묵인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발전소나 건설현장 뿐만 아니다. 올해 3월에는 경기도 남양주시 이마트 다산점에서 무빙워크를 수리하던 하청업체 직원 이모(21)씨가 수리 뒤 기계를 재작동하는 과정에서 몸이 기계에 끼어 숨졌다.

노조와 근로자들은 “대부분 막을 수 있었던 참사”라고 지적하고 있다. 김용균씨 사고도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가족과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는 13일 고용노동부, 산업안전공단 관계자와 현장을 찾았다. 현장 근로자는 “사고 전 작업환경 개선을 요구했지만 원청(태안화력발전소)이 3억원이 든다며 이를 무시했다”고 전했다. 이전부터 컨베이어 벨트가 수시로 고장나 수리를 요구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위험한 일을 외주화하면서 최소한의 안전 수칙도 지키지 않는 경우도 많다. 입사한 지 2개월밖에 안 된 수습 근로자를 혼자 야간근무를 서게 했다. 2인 1조의 수칙을 어긴 것이다. 김씨가 변을 당한 자리에 그의 휴대전화 손전등이 켜져 있는 점을 미뤄 안전장비인 손전등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전국 52개 단체로 구성된 시민대책위원회는 고용부 보령지청을 방문해 사고 원인이 파악될 때까지 화력발전소 작업 중지를 요구했다. 고용부는 오는 17일부터 근로감독관 등 22명을 현장에 보내 안전 관리 실태 전반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11일 오전 3시20분쯤 태안화력 9·10호기 석탄 컨베이어 벨트에서 현장 점검을 위한 순찰 업무 도중 기계에 끼여 숨졌다. 사고 원인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막대기로 컨베이어 벨트 위에 떨어진 석탄을 치우다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