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지금의 여성은 예로부터 여성에게만 부여돼 온 전통적 성역할에서 많이 자유로워졌다고들 합니다. 하지만요, 이맘때쯤 되면 어김없이 불거지는 논란이 있습니다. 바로 김장입니다. 오늘도 여전히 시댁 김장날에 불려갔던, 혹은 불려갈 위기에 놓인 며느리들의 하소연이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시댁 김장김치를 가져다 먹는 경우라면 함께 담그는 것이 당연하겠지요. 문제는 시댁 김장김치를 먹지 않는 가정입니다.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며느리라는 이유로 시댁 김장날에 참석하는 것이 당연한 것인지 묻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올해 결혼을 했다는 글쓴이 A씨는 최근 시어머니와의 통화내용을 전했습니다.

A씨에 따르면 시어머니는 별다른 안부인사 없이 다짜고짜 김장 날짜를 알려주었다고 합니다. 와서 도우라면서요. A씨는 매일 약을 먹어야 할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참석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합니다.

그러자 시어머니는 “할 것도 별로 없으니 오라”고 강요했다고 합니다. A씨는 “몸이 정말 안 좋다. 우리 집은 김치 잘 먹지도 않고, 그나마 먹는 김치도 사서 먹지 않느냐”고 답했다고 했죠. 이후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뻔히 있는데 김장날 안 오면 주변에서 한마디씩 한다”고 훈계했다고 합니다.

A씨는 친구와 간단한 약속을 잡을 때도 서로 일정을 묻고 시간을 조정하는데, 며느리이기 때문에 당연히 김장을 하러 와야 한다는 식의 통보는 잘못되지 않았느냐고 호소했습니다.

네티즌 반응도 비슷합니다. 며느리가 반드시 시댁 김장날에 가야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는데요. 일부는 며느리가 원한다면 자식된 도리로 시댁 김장을 도울 수는 있다고 말했습니다. 단, 이 사연의 경우 시어머니의 “당연히 와야 한다”는 인식이 문제라고 지적했죠.

예전엔 그랬습니다. 여성은 결혼을 하면 출가외인(出嫁外人)이 됐습니다. 당시 여성은 결혼과 동시에 시댁에 귀속된 며느리로의 삶을 살았습니다. 남편 집안의 사람이 되어 시댁 대소사를 챙기고 자식들을 기르면서 말이죠.

지금은 어떻습니까, 우리는 여전히 ‘며느리의 도리’를 강요하는 사회에 살고 있습니까.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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