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예수님 사랑으로 살아가지요.” 간증하는 트로트 가수 오은정씨


공연에 앞서 간증하는 트로트 가수가 있다. 입에는 항상 ‘할렐루야’를 붙이고 산다. 한 때는 불자가수협회 부회장을 맡을 정도로 독실한 불교 신자였기에 그 변화가 더욱 극적이다. ‘가평아가씨’ ‘울산아리랑’ ‘삼각산연가’ 등을 부른 35년 차 트로트 가수 오은정(66)씨를 최근 서울 강북구 우이동의 한 식당에서 만났다.

최근 오 씨가 서울 지역 한 구민회관에서 공연할 때였다. 할머니들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그는 “저는 하나님을 믿습니다”며 “할렐루야”라고 외쳤다. 순간 교회를 다니는 할머니들로부터 박수와 탄성이 터져 나왔다. 다른 종교를 믿는 할머니들은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그 모습을 보며 오 씨는 “어느 종교나 사랑하며 살라고 하지 않느냐”며 “예수님은 원수마저 사랑하라 했으니 으뜸”이라고 엄지를 추켜세웠다.

오씨는 어려서부터 ‘한 집안에 여러 종교가 있으면 안 된다’는 소리가 겁이 나 교회를 다닐 수 없었다. 어머니가 불자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자란 그는 1995년부터 3년간 불자가수협회 부회장을 하며 수많은 불교 행사를 섭렵했다. 가수 김흥국씨가 회장을 하던 때였다. 그 때부터 소년원 교도소 경로당 장애인시설 등으로 위문공연을 다닌 건 당연했다.

올해 초 어느 무대에서였다. 가사와 박자가 도통 기억나지 않았다. 지인의 소개로 교회를 다녀온 후였다. 그 모습을 보며 한 후배 가수는 “언니가 영적으로 흔들리고 있어서 그렇다”고 말했다. 그 말에 두려움 반 기대 반 용기 내 교회로 발걸음을 했다.

처음 발을 들인 교회는 상상과는 전혀 달랐다. 사람들이 경건하게 기도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라며 주기도문을 읽는 순간 눈시울이 불거졌다. 마음속으로 ‘하나님 저 왔어요’라고 읊조렸다. 그 외침이 참 예쁘게 들렸다고 한다. ‘교회 성도들은 이 감동으로 주말에도 놀러 가지 않고 교회를 와서 봉사하며 사는구나’라고 생각했다.



오씨는 가수가 외로운 직업이라고 말한다. 유명세와 재산을 보고 접근하는 이도 있었고 배신하는 이도 있었다. 산전수전 다 겪었을 때 남은 건 외롭게 지친 자신의 모습이었다. 그러기에 늙고 죄 많은 자신을 하나님께서 받아줄 것인가 하는 걱정도 들었다. 그럴 때마다 오씨가 출석하는 동부광성교회(김호권 목사) 성도들은 오씨의 손을 잡고 함께 기도했다. 성령의 임재를 느끼며 함께 눈물 흘렸다. 꿈속에서는 예수님과 같은 분이 다정히 안아주는 듯했다.

“남은 세월 사랑하며 살아요, 아~ 아~ 사랑하며 살아갈래요.”(삼각산연가·오은정 작사)

오씨의 노래는 항상 사랑을 갈망하고 있다. 언제나 사랑으로 살고 싶었기에 사랑을 추억하는 노래나 이별하는 노래를 잘 부를 자신이 없다고 한다. 오씨가 10대 소녀와 같이 함박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하루하루 하나님을 알아가는 가수 오은정입니다. 이웃과 함께 사랑으로 살겠습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