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검사를 통해 42년만에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된 한인 입양인 자매 제니퍼 프란츠(언니, 왼쪽)와 재닌 드주배니(동생). 애틀랜타 저널 기사 캡처

42년 전 미국의 각기 다른 가정으로 입양된 두 자매가 알고 보니 근처 40분 거리에서 살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눈물겨운 재회를 했습니다.

애틀랜타 저널(AJC)와 미주 중앙일보는 27일(현지시간) 한 DNA 검사 업체를 통해 입양된 지 42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된 두 자매의 이야기를 소개했습니다.

한국 이름 한미선으로 알려진 재닌 드주배니(Janine Dzyubanny, 42)는 1976년 미국으로 입양됐습니다. 드주배니가 열여섯살이 되던 해 양부모는 그에게 입양 사실을 알렸고 어렴풋이 자신의 한국 이름이 ‘이미선’이란 이름을 전해 들었지만, 친부모를 비롯한 가족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양부모가 아낌없는 사랑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드주배니는 나이가 들면서 자신에게 유전병은 혹시 없는지, 그리고 진짜 한국인이 맞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그는 결국 지난 5월 한 DNA업체를 통해 검사를 의뢰했습니다. 한 달 뒤 나온 유전자 검사 결과지에는 그가 놀랄만한 소식이 담겨 있었습니다. 바로 그의 DNA와 47.9% 닮은 제니퍼 프란츠(43)란 여성이 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제니퍼란 여성 역시 남편의 크리스마스 선물로 DNA검사를 진행했던 터라 기록에 남아 있었던 것입니다.

드주배니는 곧바로 동생으로 추정되는 프란츠에게 전자메일을 보냈습니다. 휴가지에서 메일을 받아 본 프란츠도 이를 확인하고는 “심장이 멎을 것처럼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하지만 더 놀라운 사실은 몇 가지 더 있었습니다. 그녀들은 서로 불과 차로 40여분 거리에 살고 있었던 겁니다. 그것도 몇 번의 이사 끝에 각자 처음 입양된 펜실베니아주에서 1000킬로미터가 넘게 떨어진 조지아주에 정착했는데도 말입니다.

DNA 검사를 통해 42년만에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된 한인 입양인 자매 제니퍼 프란츠와 재닌 드주배니. 애틀랜타 저널 기사 캡처

결국 둘은 지난 6월 처음으로 만났고 이 자리에서 서로가 자매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재회한 두 자매에게는 많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10년 넘게 조지아주에 거주 중이었으며 모두 열네살짜리 딸을 두고 있었습니다. 직업도 유치원 교사로 같았습니다. 축구광이었던 것도 맥주와 버번 위스키를 좋아하는 것도 닮았죠.

이렇게 재회한 자리에서 둘은 지난 가정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한국의 입양 기관을 통해 수소문한 결과 두 자매는 1976년 8월 고아원에 처음 맡겨졌다고 합니다. 가난한 공장 노동자였던 그들의 부모는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두 딸을 고아원에 보내게 됩니다. 당시 드주배니는 불과 5개월의 갓난아기였고 프란츠는 18개월짜리 어린 아이였습니다. 그러던 중 원래 드주배니의 부모에게 입양 보내려던 다른 여자아이가 죽자 한국의 한 입양기관은 이 같은 사실을 숨긴 채 드주배니를 대신 입양 보냈습니다. 둘은 그렇게 4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 헤어지게 됐습니다.

수소문 끝에 부모의 소식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들의 친아버지는 2004년 사망했고, 친어머니는 살아 계신다면 65세쯤 되었을 거라고 합니다. 개인정보를 이유로 더 자세한 소식은 알 수 없었지만 그들은 “만약 어머니가 우리 소식을 듣게 된다면 우린 잘 지내고 있고, 결국 이렇게 만나게 됐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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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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