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씨 유튜브 캡처


전직 기획재정부 사무관(5급)이 청와대를 향해 연일 폭로전에 나서고 있다. 청와대가 KT&G 사장을 바꾸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한 데 이어 지난해에 세수 여건이 좋은데도 적자 국채를 발행하라고 강요했다는 내용의 동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적자 국채는 들어오는 세금보다 나가는 정부 지출이 많을 때 발행하는 국채로 국가 재정건전성에 악영향을 준다.

지난 7월 기재부를 나온 전직 사무관 신재민(행시 57회·32)씨는 유튜브에 ‘내가 기획재정부를 나온 이유 2’라는 영상을 30일 올렸다. 그는 영상에서 “예고했던 추가 폭로는 국고과 근무 때 8조7000억원의 적자 국채 발행 지시와 관련된 것”이라고 밝혔다.

신씨의 주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세수가 예상보다 20조원 이상 많이 걷혔는데도 청와대는 기재부에서 보고한 1조원 규모의 국채 조기 상환을 막고 추가적인 적자 국채 발행을 지시했다. 신씨는 “앞으로 GDP(국내총생산) 대비 채무비율은 증가할 수밖에 없고, 비교 대상이 될 기준점이 박근혜정권 교체기인 2017년이 된다. 이 시기 채무비율을 낮추면 향후 문재인정권의 부담이 될 거라는 판단이었다”고 설명했다.

향후 정부지출이 늘어나면 재정건전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박근혜정부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는 채무의 ‘2017년 기준점’을 미리 높여 문재인정부의 책임을 회피하려 했다는 게 신씨의 주장이다. 그는 “국고국 담당 국장이 세수 여건이 좋은데 이자비용까지 물어가면서 적자국채를 발행하는 게 맞느냐”고 설득해 결국 추가 발행은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신씨는 앞서 29일 유튜브에 ‘뭐? 문재인정권 청와대가 민간 기업 사장을 바꾸려 했다고?’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청와대가 KT&G 사장을 바꾸라고 지시했고, 서울신문 사장을 교체하려는 시도를 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지난 5월 정부가 KT&G 사장을 바꾸려 한다고 MBC가 보도했는데 그 문건을 제보한 사람이 나”라며 “청와대가 KT&G 사장을 바꾸라고 지시한 뒤 기재부가 2대 주주인 기업은행에 주주총회에서 ‘연임 반대’ 목소리를 내게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 열린 KT&G 주주총회에서 기업은행은 백복인 사장 연임에 반대했지만 백 사장 연임안은 가결됐다.

신씨는 또 “청와대 지시 중 ‘KT&G 사장 교체 건은 잘 안 됐지만 서울신문 사장 건은 잘해야 된다’는 식의 말이 나오는 걸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30일 “서울신문 전 사장은 임기 마치고 후임 인사가 늦어져 임기 2개월을 넘겨 재직했다”며 “사장 교체를 시도했다면 여러분의 동료인 서울신문 기자들이 내용을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기재부가 서울신문 1대 주주라는 점도 참고하시기 바란다. 이런 정황을 종합해볼 때 그분 발언의 신뢰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기재부도 첫 영상이 올라온 후 보도자료를 통해 “기재부 출자관리과에서 담배사업법상 정상적인 업무처리 과정의 일환으로 KT&G 현황을 파악한 것”이라며 “KT&G 사장 인사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작성한 게 아니고 청와대 지시가 있었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한편 신 전 사무관은 유튜브 말미에 한 교육업체와 계약하고 공무원시험 강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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