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드라마 'SKY캐슬' 출연진(왼쪽)과 서울 강북삼성병원에 출동한 경찰 과학수사대 대원들. 이 병원의 정신과 교수가 외래진료 환자의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 JTBC 홈페이지/뉴시스

외래진료 환자의 흉기에 찔려 정신과 의사가 숨진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JTBC 드라마 ‘SKY캐슬’이 네티즌의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드라마에 이번 사건과 비슷한 상황이 등장한 탓에 모방 범죄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2일 오전 3시 기준 SKY캐슬 홈페이지의 ‘시청 소감’ 게시판에는 이번 사건과 관련된 글 약 90개가 게시돼 있다. 제작진의 사과와 프로그램 방영 중단을 요청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글 제목은 ‘살해 위협을 희화화했다’ ‘SKY캐슬 선동이 사람을 죽였다’ ‘공식 사과 방송을 해라’ 등. 일부 네티즌만 극 중 상황 설정과 범행이 유사하다는 이유만으로 모방 범죄까지 주장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SKY캐슬은 의료사고 피해자가 병원에 찾아와 의사 강준상(정준호 분)을 칼로 위협하는 장면을 지난달 8일 방영했다. 강준상은 피해자를 가스총으로 제압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방송 후 SKY캐슬 측에 사과와 시정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은 지난 1일 입장문을 내고 “의사와 환자 사이의 갈등과 폭력을 흥미 위주로 각색하거나 희화화하는 방송 행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최근 상류층의 자녀 교육을 주제로 한 드라마에서 수술 결과에 불만을 품은 환자가 칼을 들고 의사 뒤를 쫓는 장면이 우스꽝스럽게 묘사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건은 그로부터 며칠 지나지 않아 발생했다”면서 “피의자가 이 방송을 보고 모방한 것이 아니더라도 시청자로 하여금 의료진에게 폭언·욕설을 하거나 진료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폭력을 써도 된다는 식의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오후 5시44분쯤 임세원 서울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교수가 담당 환자 박모(30)씨의 흉기에 찔려 숨졌다. 박씨는 간호사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살인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임 교수는 곧장 응급실로 이송됐으나 약 2시간 뒤 끝내 세상을 떠났다.

조울증을 앓고 있는 박씨는 임 교수의 담당 환자였다. 입원 치료를 받다가 퇴원했고, 수개월간 병원에 오지 않았다고 한다. 이날 예약도 없이 임 교수를 찾아온 박씨는 상담 도중 갑자기 진료실 출입문을 잠갔다. 위협을 느낀 임 교수는 급히 도망쳤지만, 박씨가 뒤쫓아와 범행을 저질렀다. 임 교수는 마지막 순간까지 간호사를 대피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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