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지난달 일어난 ‘강릉 펜션 사고’로 고교생 10명이 죽거나 다친 가운데 일부 의료진이 생존 학생들과 기념 촬영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촬영날이 사망한 학생들의 장례식이 끝난 직후였다는 점, 또 다른 생존 학생들이 여전히 중환자실에서 생사를 오가고 있었다는 점 등이 지적됐다. 병원측은 부모 동의하에 이뤄진 촬영이라고 해명했다.

지난달 18일 수능을 마친 고3 남학생 10명은 강릉시 저동 한 펜션에 투숙했다가 보일러에서 누출된 일산화탄소에 중독되는 사고를 당했다. 3명이 숨지고 7명은 병원으로 이송돼 고압산소 치료를 받았다. 이들 중 3명은 치료를 마치고 퇴원했고 나머지 4명은 지금도 강릉과 원주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건 발생 후 유가족과 의료진은 생존한 학생들에게 친구들의 죽음을 알리지 않았다. 충격을 받아 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 결정이었다. 당시 유가족 측은 “환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해주실 것을 대책본부 차원에서 간곡히 호소한다”고 전했다.

뉴시스

다행히 생존한 학생 7명 중 3명은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의식을 되찾은 것은 물론 일어서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만큼 상태가 좋아졌다. 4일 뉴시스에 따르면, 의료진은 학생들이 회복된 뒤 이를 기념하는 사진 촬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소는 강릉아산병원 고압산소치료실 앞이었다. 의료진은 한 번씩만 촬영했지만 학생 3명은 총 10컷을 찍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 촬영일은 사망한 학생들의 장례식 다음날인 지난달 21일이었다. 나머지 4명은 당시 강릉아산병원과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중환자실에서 힘겹게 치료를 받고 있었다. 따라서 이들은 친구들의 죽음이나 건강상태를 전혀 모른 채 기념촬영을 한 셈이 됐다.

강릉아산병원 측은 “학생들은 친구들의 사망 사실을 전혀 몰랐고, 사진은 부모님 동의 하에 촬영됐다”며 “분위기가 좋아 기록을 남기자는 의미로 나름의 감사함을 담아 촬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보도나 홍보용이 아니었기에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