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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조성길에게 "한국 망명은 의무"


태영호 전 북한 주영국 대사관 공사는 5일 미국 망명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조성길 북한 주이탈리아 대사대리에게 한국 망명을 촉구했다.

태 전 공사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조 대사대리에게 "성길아, 너와 직접 연락할 방도가 없어 네가 자주 열람하던 나의 블로그에 장문의 편지를 올린다"면서 한국으로 망명해야 하는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그는 조 대사대리와 함께한 추억을 회상하며 미국 망명 타진설이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고 했다.

태 전 공사는 "나와 자네는 북한에서 아이 때부터 애국주의 교양만 받고 자랐다. 나는 50대에 이르러서야 내가 평생 바라던 애국주의는 바로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마음이며 나의 조국도 대한민국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이어 "자네는 우리의 조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아니라 대한민국이라고 하면 지금 선뜻 마음에 와닿지는 않겠지만 우리가 진정으로 생각해야 할 민족의 운명, 민족의 번영은 어느 쪽에 있는가 심중히 생각해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태 전 공사는 한국의 민주화와 경제화를 높게 평가하면서 "한국은 나나 자네가 이루려던 바를 이룰 수 있는 곳"이라고 설득했다.

또 한국에 있는 3만 탈북민도 언급하며 "탈북민들은 한국 사람처럼 부유하기 살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제 나름대로 낭만적으로 살아가고 있다. 어젯밤에도 수십 명의 탈북 단체장들이 모여 어떻게 하면 통일을 앞당길 수 있을까 열띤 논쟁을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외교관으로서 나나 자네가 여생에 할 일이란 빨리 나라를 통일시켜 통일된 강토를 우리 자식들에게 넘겨주는 것이 아니겠냐"면서 "서울에서 나와 함께 의기투합해 우리가 몸 담갔던 북한의 기득권층을 무너뜨리고 이 나라를 통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태 전 공사는 한국정부에서 신변안전과 직업을 보장해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나를 보호하기 위해 매일 여러 명의 경호원이 밀착 경호를 한다. 또 정부에서 국가안보전략원에 여생을 편안히 살게 해줬지만 내가 통일을 위해 좀 더 자유롭게 활동을 하고 싶어 전략원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자녀교육 환경도 치켜세우며 "탈북민 자녀들은 대학 학비를 다 국가가 부담해 재정적 부담도 없다. 자네의 경우 아이를 한국 명문대에서 학사과정을 마치고 미국에 석사과정을 보내도 된다. 자네와 처도 한국에 와서 대학 석사과정을 한번 다녀 보길 바란다"고 추천하기도 했다.

태 전 공사는 자신과 자신의 가족도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음을 언급하며 "나는 올해 말이면 2년제 석사과정을 졸업한다. 내가 쓴 책 '3층 서기실의 암호'는 6개월 동안 15만권이상이 팔렸고 6개월째 서점에서 정치사회도서 5~6위선을 달리고 있다. 자네도 한국에 와서 자서전을 하나 쓰면 대박 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끝으로 "성길아, 미국 쪽으로 망명타진을 했더라고 늦지 않았다. 이제라도 이탈리아 당국에 '나는 대한민국 헌법에 따라 대한민국 공민이다, 나의 조국인 대한민국으로 가겠다'라고 말하면 자네의 앞길을 막지 못할 것"이라며 "민족의 한 구성원이며 북한 외교관이었던 나나 자네에게 있어서 한국으로 오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네가 한국으로 온다면 북한에서 신음 받는 우리 동료들과 북한 인민들이 질곡에서 해방될 날도 그만큼 앞당겨질 것"이라며 "자네가 서울에 오면 더 많은 동료가 우리 뒤를 따라 서울로 올 것이고 통일은 저절로 될 것이다. 서울에서 자네를 기다리겠다"고 희망했다.

이탈리아의 한 매체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초 잠적한 조 대사대리는 현재 미국 망명을 원하고 있으며 이탈리아 정보당국의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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