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데스크 캡처

경북 예천군의회 의원들이 해외 연수기간 중 여행 가이드를 폭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사건 당시 911에 신고한 녹취록이 공개됐다. 녹취록엔 가이드가 자신의 얼굴에 피가 난다면서도 구급차는 필요 없다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반면 신고를 만류하는 예천군의회 관계자들의 다급한 목소리도 담겨 공분을 사고 있다.



MBC 뉴스데스크는 7일 캐나다에서 폭행을 당한 가이드가 911에 신고했던 통화 녹취록을 입수해 공개했다. 공개된 녹취록은 지난해 12월 23일 오후 6시24분 911에 신고된 것이다. 녹취록에 따르면 “신고한 적이 있냐”는 911 대원의 물음에 가이드가 “누군가 나를 위해 신고했다. 구급차는 필요 없다”고 답한다. 이를 옆에서 듣고 있던 버스 기사가 “구급차가 왜 필요 없냐. 안 된다. 피를 너무 많이 흘리고 있다”며 만류하는 목소리가 담겼다.

그러나 가이드는 침착하게 “누군가 내 얼굴을 때렸다. 안경이 부러졌고 얼굴에 피가 난다”고 설명하면서 구급차를 요청하지 않는다. 이때 예천군의회 관계자로 추정되는 남성과 여성의 목소리가 들린다. 남성은 “사과하러 왔다. 사과하러”라고 말했고 여성은 “끊어 봐라. 끊고 얘기를 좀 하고 통화해라”며 가이드를 만류한다.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한 MBC 뉴스데스크는 토론토 현지 경찰과 구급차가 달려와 가이드가 응급처치를 받은 기록을 공개하기도 했다. 앞서 예천군 의회(7명 자유한국당, 2명 무소속)는 지난해 12월 20일부터 7박10일 일정으로 미국과 캐나다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연수에 들어간 비용은 모두 6188만원으로 전액 예천군이 지원했다.


해외연수가 진행 중이던 23일 자유한국당 소속 박종철 예천군의회 부의장이 일정이 빡빡하다는 이유로 현지 여행 가이드의 얼굴을 폭행해 안경이 부러지면서 얼굴에 상해를 입힌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군 의원은 현지 가이드에게 여성 접대부가 나오는 술집으로 안내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박 부의장은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한 뒤 부의장직을 사퇴했고 자유한국당 또한 탈당했다. 박 부의장은 폭행 당시 술을 먹지 않았다고 부인했으며 다른 의원들도 여성 접대부를 요구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엔 해외연수 폐지와 의원직 박탈을 요구하는 청원들이 줄줄이 올라왔고 시민단체 활빈단은 박 부의장의 가이드 폭행과 군의회 연수 경비 내용을 조사해 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예천경찰서에 제출했다. 이에 예천경찰서는 조만간 박 부의장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은 주민소환 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혔고 정의당은 연수 경비 전액 반납을 요구한다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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