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하철 참사 피해자로 위암에…기도 부탁합니다”, 헌금 받아 잠적?

최근 참사 피해자로 위암까지 걸렸단 ‘김모씨 사기‘ 피해 입은 교회 늘어, 각별한 주의 요구

한 페이스북 사용자가 '김씨'와 관련된 피해사실을 소개한 글. 페이스북 캡처

“대구 지하철 참사 피해자인데 후유증으로 희귀병에 걸렸고 얼마 전 위암 판정까지 받았습니다. 기도해 주세요.”

최근 이같이 호소하며 교회에 등록한 뒤 교인들이 모아준 위로금만 챙겨 잠적하는 ‘김모씨’에게 피해를 본 사례가 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교회를 돌며 김씨가 했던 호소는 비슷했다. “아버지는 군목(소령)이었다. 부모님 사랑받으며 행복하게 살았다. 6살 때 뇌종양 투병을 했지만 부족함 없었다. 2003년 2월 18일 가족들과 지하철을 타고 가던 중 불이 났다. 연기와 유독가스로 정신을 잃었다. 깨어나니 응급실이었다. 대구 지하철 참사 현장에 있었던 것이었다. 그 사고로 부모님은 돌아가셨다. 친척들은 보상금을 가로챘다. 어린 나에게 큰 부채도 남겼다. 돈은 친척들이 가져갔다. 아직도 돈을 대신 갚고 있다. 하나님의 도우심만 구하며 산다.”

김씨에게 피해를 봤다는 A 목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렇게 말한 뒤 ‘최근 위암 판정까지 받아 고통스럽다’고 말하며 도움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절박한 사연은 교인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A 목사가 시무하는 교회에서도 헌금을 모아 전달했다. 하지만 그는 “헌금을 전달하면서 혹시 몰라 위암 진단서를 요구했더니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 잠적했다”면서 “또 다른 피해자가 없길 바라며 이런 내용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A 목사의 글이 공개된 뒤엔 유사한 사기를 입었다는 이들의 글이 줄을 잇고 있다. 교회에 접근하면서 김씨가 했던 말과 후원금을 챙기거나 증빙서류를 요구하면 잠적하는 것까지 유사했다.

교회를 상대로 한 사기는 이외에도 다양하다. ‘음향전문가 사기’도 한때 기승을 부렸다. “음향 전문가인데 부품 하나만 바꾸면 본당 음향이 확 달라진다”고 접근한 뒤 부품 비용만 받아 챙긴 뒤 사라지는 수법이다.

이 사기로 피해를 본 B 목사는 “자신을 대형 극장 음향 담당자라고 소개하며 신앙생활도 잘하던 사람이라 의심하지 않고 부품 비용을 내줬다”면서 “속을 수밖에 없이 접근하니 새 신자와 부득이하게 금전거래를 할 때는 각별히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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