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SSAD 알 맘자르 훈련장에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김승규- 조현우가 몸을 풀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의 첫 번째 골키퍼는 김승규(비셀 고베)로 압축되고 있다. 김승규는 지난 8차례 A매치에서 경쟁자 조현우(2회)와 김진현(1회)을 넘어 가장 많은 5차례 출전을 했다.

김승규가 기술적인 볼 컨트롤 능력을 중요시하는 일본 J리그에 뛰며 짧은 패스 축구에 단련이 돼 있는 데다, 벤투 감독이 그의 노련한 빌드업과 발밑 기술을 눈여겨본 탓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과 멕시코, 스웨덴 등 유럽과 북미의 강호를 상대로 뛰어난 선방능력을 보였던 조현우(대구FC)는 불안한 발밑 기술이 꾸준히 약점으로 부각돼 왔다.

벤투 감독은 그간 조현우와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에게도 골고루 기회를 줬다. 매달 김승규가 고정적으로 출전 기회를 잡긴 했지만, 남은 한자리는 둘 중 하나의 차지였다. 지난해 A매치를 치르면서 두 경기 연속 같은 골키퍼를 출전시킨 적은 없었다.

그러나 지난 1일 아시안컵 최종 모의고사였던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0대 0무)을 시작으로 7일 필리핀전(1대 0)까지 김승규가 연이어 골문을 지켰다. 첫 번째 골키퍼를 향한 균형의 추가 확실히 그에게 기울었다는 방증이다.

다른 경쟁자들이 있어도 결정적인 실수를 하지 않는 이상, 하나의 대회에서 여러 골키퍼를 출전시키는 경우는 드물다. 이미 전술적인 방향을 잡은 상황에서 한번 실전 감각을 이어간 골키퍼를 곧바로 다음 경기에 교체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조현우가 전 경기 풀타임을 소화했다.

필리핀전 김승규의 활약은 합격점을 받기 충분했다. 전반 41분과 후반 9분 위협적인 역습 상황에서 상대 공격수의 슛을 선방해냈다. 이후에도 안정적으로 골문을 지켜내며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마쳤다.

지난해 A매치에 이어 아시안컵에서도 골키퍼 로테이션을 택할지는 벤투 감독의 선택이다. 김승규와 조현우, 김진현의 춘추전국시대가 될지, 아니면 김승규의 독주체제 개막이 될지는 12일 키르기스스탄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송태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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