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만취해 운전하다 군 복무 중 휴가를 나온 윤창호씨를 치어 숨지게 한 박모(26)씨가 사고 순간 동승자인 여성과 ’엉뚱한 짓’을 하다가 사고를 낸 사실이 드러났다.

11일 오전 10시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4단독 김동욱 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검사는 “사고 차량 블랙박스 확인결과 피고인이 사고 순간 동승자인 여성과 엉뚱한 짓을 하다가 횡단보도에 서 있던 윤창호씨 등 2명을 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박씨도 이러한 사실을 인정했다.

검사는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던 윤씨의 생명권을 침해해 가족과 친구들의 상실감이 크고 피고인이 진심으로 반성하는 계기를 주면서 음주 운전자들에게는 엄중한 경고를 할 필요가 있다”며 징역 8년을 구형했다.

재판에는 윤씨와 같이 횡단보도에 서 있다 사고를 당한 친구 배모(23)씨가 증인으로 나와 “가해자는 제대로 사과를 하지 않았다.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 사람을 친 것은 실수가 아니라 명백한 범죄”라며 엄벌을 호소했다.

윤씨의 아버지도 “창호를 보낸 후 가족들은 슬픔과 고통으로 보내고 있다. 사는 게 지옥이고 가정이 풍비박산 났다. 죽어서 아이를 만날 때 부끄럽지 않도록 가해자를 엄벌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건강해지면 보험금 받아 쇼핑을 가자’ ‘(나를) 비난하는 사람의 신상 자료를 모아 나중에 보복하겠다’ 등 박씨가 사고 후에도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 정황증거도 제출됐다.

박씨 변호인은 “혈중알코올농도가 높은 음주운전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사고 순간 엉뚱한 짓을 하다가 사고를 낸 만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대신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을 적용해 줄 것”을 주장했다.

유족들은 “술에 취해 운전한 것도 모자라 엉뚱한 짓을 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처벌 수위를 낮추려고 하는 것 같은데 말도 안 된다. 가해자가 만취 상태에서 운전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지난해 9월 25일 새벽 혈중알코올농도 0.181% 상태로 BMW 차량을 몰다가 해운대구 미포오거리 교차로 횡단보도에 서 있던 윤씨와 친구 배씨를 치어 윤씨를 숨지게 하면서 사회적인 공분을 일으켰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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