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핀 김대호 감독의 눈은 이미 국제대회에 향해있다. 그러나 보는 시각이 조금 특이하다. 본인이 이끄는 팀의 롤드컵 진출이 아닌, 리그 전체의 수준을 올려 ‘LCK팀 우승’을 일궈내는 동반 성장 프로세스를 목표로 제시했다.

김 감독은 11일 서울 종로구의 LoL파크에서 진행된 ‘2019 스무살우리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스플릿 미디어데이’에 참가했다.

차기 시즌을 임하는 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 김 감독은 ‘윈윈’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는 “저희는 LCK 스프링에서 치열하게 싸워서 윈윈을 했으면 좋겠다. 국제적으로 파워를 낼 수 있게 치열한 싸움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윈윈’이라는 표현의 의미를 물었다. 김 감독은 생각을 차분히 정리했다. “상향 평준화가 많이 되고, 라인업도 잘 갖춰졌다. 최근 메타가 매우 전투적이다. 저희는 작년 LCK에서 배운 걸 저장해놓았다. 이번 시즌 상향 평준화에 강하게 이바지를 해서 LCK의 전체적인 수준을 좀 더 극도로 올리고 싶다. 국제대회에서 더 강한 힘을 내고 싶은 생각으로 (윈윈을)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김 감독의 ‘동반 성장 프로세스’가 함의하는 바는 무엇일까. 그 답은 과거 사례에서 찾을 수 있다. 한국의 롤드컵 성공 신화 이면을 살펴보면 복수의 LCK팀이 상위 라운드에 오르며 서로간에 긍정적인 시너지를 냈음을 알 수 있다. 혼자서는 어려웠다는 이야기다.

‘e스포츠 최강국’이라는 기치 아래 본선에 오른 한국팀들은 서로에게 좋은 자극이 됐다. 한국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최소 2팀이 준결승에 올랐고, 모두 우승컵을 들었다. 단순 선의의 경쟁뿐만이 아니다. 상성이 좋지 않은 해외 팀을 다른 팀이 대신 꺾어주며 결승을 ‘LCK 내전’으로 만들기도 했다. 젠지는 2017년 그룹 스테이지(16강)에서 RNG에 2연패를 당했지만, SKT가 준결승에서 RNG를 꺾으며 재대결을 피했고, 결국 우승컵을 들었다. 2016년엔 SKT와 락스 타이거즈가 마지막까지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결승 내전을 성사시켰다.

결론적으로 김 감독은 리그 전체 수준이 올라갈 때 국제 경쟁력이 향상되고, 리그에 참여하는 구성원 모두에게 선순환적인 혜택이 주어진다는 취지로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감독은 지난해 말 진행된 KeSPA컵 무실세트 우승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당시 스타트 지점에서 우리 팀이 더 앞에 있었다고 생각한다. 엔트리 변경도 없었고, 지난해부터 맞춰오던 합을 그대로 유지했다. LCK에 올라온 뒤 상대하는 팀들에게 배운 경험이 토대가 됐다. 그래서 유리한 게임을 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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