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개농장에서 구조 활동 중인 동물권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왼쪽)와 배우 김효진. 케어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이 반려견 ‘토리’를 입양한 동물권단체 ‘케어’의 박소연 대표가 안락사를 지시·은폐해왔다는 주장이 나왔다. 내부고발자로 나선 A씨는 2015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230마리 이상의 구조 동물을 안락사시켰다고 털어놨다.

뉴스타파와 진실탐사그룹 셜록은 11일 ‘구조의 여왕’으로 불리는 박 대표의 민낯을 고발했다. 박 대표는 17년간 동물 구조 활동을 벌여왔다. 방송 프로그램과 언론에도 여러 차례 소개된 적 있는 유명 인사다. 2015년부터 케어의 동물관리를 총괄하고 있다는 A씨는 뉴스타파와 셜록을 통해 이 같은 박 대표의 이미지가 실제와 다르다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박 대표는 단지 보호소 공간 마련을 위해 구조된 동물의 안락사를 지시했다. 이 중에는 병들지 않은 건강한 개체도 많았다. 안락사시킨 후에는 입양 등의 명목으로 위장했다고 한다. A씨는 단체 내에서 안락사 문제를 자세히 아는 사람은 자신과 박 대표뿐이라고 했다. 후원자조차도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른 채 비용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안락사의 원인은 단체가 급속도로 비대해진 것에 있었다. 대규모 구조 활동을 벌인 뒤 이를 홍보해 후원금을 모았지만, 구조한 동물을 보호할 만한 규모의 보호소가 없었다. 박 대표는 결국 ‘대량 안락사’를 지시했다.

A씨가 공개한 녹음 파일에는 “개농장에서 데리고 온 애들도 거기서 죽느니 안락사시키고자 데려온 거라. 아프고 이러면 다 데리고 있을 필요 없다”고 말하는 박 대표의 음성이 담겨있다. 지난해 5월 29일 녹음된 거라고 한다. 박 대표는 “입양이니 애들이 아파서 죽었다니 이런 식으로 해서 가야지”라며 은폐를 요구하기도 했다.

(포털 사이트에서 영상이 노출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민일보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A씨는 박 대표의 안락사 지시의 구체적 증거로 케어와 거래한 동물사체 처리 의료폐기물 업체의 세금계산서도 제시했다. 세금계산서에 따르면 케어는 2015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동물 사체 처리 비용으로 3422만1000원을 썼다. 케어 회계팀에서 대규모 안락사에 대해 눈치챌 것을 우려해 ‘치료비’로 바꿔 기록하려는, 회계 조작 지시 정황도 나왔다.

케어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공식입장을 올리고 “안락사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케어 측은 “수년 전부터 안락사를 공격 소재로 삼는 사람들로 인해 활동에 심대한 지장을 받아왔다”며 “2011년 이후 안락사를 하지 않았으나 2015년부터 구조 요청이 쇄도했고, 일부 동물은 극한 상황에서 결국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미국, 영국 등을 예로 들며 “재정 규모가 월등히 크고 동물에 대한 법과 정책이 뒷받침되는 나라에서도 안락사를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합법적이고 합리적인 시스템이 국내에도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정부가 민간의 조력자로, 민간이 정부의 조력자로 선진국과 같은 시스템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며 “인간의 존엄사가 진지하게 논의되고 있듯이 동물의 안락사도 건강한 사회의 논의의 장으로 나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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