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광주에서 벌어진 조직폭력배 간 원정 보복 사건은 관련 조폭들을 모두 검거하면서 종료됐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원정 보복을 펼친 인천·경기·서울 지역에 거점을 두고 활동하는 조폭들을 모두 소탕했다고 15일 밝혔다. 빌미를 제공한 광주 지역 조폭들 역시 일망타진했다. 경찰은 검거 당시 영상을 공개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4일 광주 북구 한 모텔 앞 주차장에서 사건이 일어났다. 경찰이 촬영한 영상을 살펴보면 남성 십여 명이 위협적인 기세로 한 남성을 에워싸고 있다. 바닥에 침을 뱉는 등 폭력적인 모습이다. 붙잡혀 있는 남성은 고개를 숙인 채 이들 사이에서 무릎을 꿇고 있다. 그는 광주에서 활동하는 조폭인 20대 남성이고, 그를 둘러싼 이들은 인천·경기·서울 지역에 거점을 두고 활동하는 조폭들이다. 수도권 지역 조폭들이 광주 조폭 한 명을 잡고 협박하고 있는 것이다.


무슨 일이 있었을까. 경찰에 따르면 전날인 23일 밤 인천 조폭 한 명이 결혼식 참석 차 광주를 방문했다. 이후 이어진 술자리에서 인천 조폭이 광주 조폭들에게 몰매를 맞는 사건이 발생했다. 상황을 알게된 인천 조폭들이 광주 조폭들에게 보복하기 위해 서울과 경기권에 있는 조폭들을 불러모아 광주로 내려갔고, 이들은 광주 조폭 한 명을 붙잡아 무릎 꿇리고 폭행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영상 속 이들의 모습은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진풍경이었다. 후배 조폭으로 보이는 남성은 선배 조폭들에게 90도로 허리를 숙여 연신 인사를 한다. 선배 조폭이 기세등등하게 차에서 내리면 재빠르게 뛰어가 맞이하고, 담뱃불을 붙여주기도 한다.

이들이 서열을 확인하는 동안 경찰은 조심스럽게 주변을 살피며 조폭들이 모인 곳으로 이동했다. 그러다 수상한 낌새를 알아차린 조폭들이 속속 차량에 올라타 도망 갈 채비를 했다. 역시나 선배 조폭이 먼저 차에 올라탔다. 후배는 선배의 모습을 지켜보며 대기했다.


경찰은 재빨리 검거에 돌입했다. 도주하려는 차를 가로막고 차안으로 대피한 조폭들을 끌어내렸다. 테이저건과 삼단봉 등을 들고 조폭 전원을 붙잡았다. 조금 전 만해도 위풍당당했던 이들은 경찰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무뤂을 꿇고 손을 머리 뒤로 올리며 항복했다.

이날 원정보복을 위해 광주에 집결한 수도권 조폭은 6개 파 27명이다. 현장에서 붙잡힌 조폭 조직원 수는 12명이다. 이후 경찰은 49일 만에 도주한 조폭 모두를 검거했다. 아울러 전날 술집 폭행 사건에 연루된 광주 조폭 역시 전원 체포했다. 이번 사건으로 경찰에 잡힌 조폭들은 7개 파 35명이다.

광주 북부경찰서 강력 2팀은 “조직폭력배 간 원정 보복 싸움이 발생할 뻔했다”며 “조폭 간 다툼을 예방하고 관련자를 모두 검거한 것이 이번 사건의 성과”라고 밝혔다.



박민지 기자, 최민석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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