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DB

알츠하이머 투병을 이유로 재판 출석을 거부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 골프장에서 목격됐다는 보도에 5·18민주화운동 단체가 강하게 반발했다.

이철우 5·18기념재단 이사장은 16일 “국민을 기만하고 법을 무시했던 독재자답다”며 “보도가 사실이라면 그동안 2차례의 재판 불출석 사유였던 알츠하이머병 투병은 거짓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분명히 법원을 무시한 처사다. 오는 3월11일 열리는 재판에는 강제구인을 통해 반드시 법정에 세워 단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후식 5·18 부상자회장도 “39년 전 무고한 시민을 총칼로 진압했던 독재자답게 또 경악할 일을 벌였다. 후안무치이자 인면수심”이라며 “진심 어린 사죄를 해도 모자라는 판에 국민을 우롱했다. 엄중한 법의 심판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이날 한겨레는 전 전 대통령이 지난해 8월과 지난달 6일 강원도의 모 골프장에서 부인 이순자씨와 골프를 쳤다고 보도했다. 이 시기는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사자명예훼손)를 받는 전 전 대통령의 첫 번째와 두 번째 형사재판이 열릴 무렵이다. 전 전 대통령은 두 재판 모두 알츠하이머를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해당 골프장 직원은 “(전 전 대통령이 첫 번째 재판에 불출석한) 지난해 여름쯤 우리 골프장에서 골프를 쳤다”고 한겨레에 말했다. 매체에 증언한 목격자들은 전 전 대통령이 건강해 보였다고 입을 모았다. 한 목격자는 “식당에 갔더니 전두환, 이순자, 여성과 남성 각 1명, 총 4명이 앉아서 음식을 먹고 있었다”고 했다.

다른 목격자도 “(전 전 대통령이) 지팡이나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걸어 다니며 골프를 쳤고, 별다른 건강 문제도 없어 보였다”면서 “가끔은 카트를 안 타고도 잘 걸었고 경기 진행도 빨랐다. (일행과) 웃으면서 멀쩡하게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운동 삼아서 골프를 치는 것과 알츠하이머라며 재판 출석도 못 한다는 사람이 공을 치는 건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 전 대통령 측은 이에 “알츠하이머라도 누워만 있는 게 아니니까 일상생활과 신체 활동은 얼마든지 정상적으로 한다. 자택에서도 간단한 실내 운동을 꾸준히 한다”고 해명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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