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기에는 무리한 다이어트로 살을 뺄 필요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적당히 살이 쪄야 오래 산다는 것이다. 사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노인은 국내 비만 기준인 체질량지수(BMI) 25 이상에서 사망률이 가장 낮고 오히려 BMI 수치가 낮을수록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비만이 각종 만성질환의 원인이고 수명을 단축시킨다는 통상의 가설과 달리, 노인은 적당히 살이 쪄야 더 오래 살 수 있다는 의미여서 주목된다.
노인은 영양상태가 중요하기 때문에 무리한 체중감량 보다는 적절한 영양섭취와 운동을 통해 건강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윤종률·조정진 교수팀은 국제노년학노인의학학술지(Geriatrics & Gerontology International)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논문 '한국 노인에서 BMI가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국내 노인의 BMI와 사망률의 관계를 분석한 최초의 연구다.

BMI는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비만기준을 BMI 30 이상을 비만으로 분류하는데 반해 국내 비만학회는 BMI 25 이상을 비만으로 분류하고 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노인코호트 자료에서 65세 이상 노인 17만639명을 대상으로 5년간 추적관찰해 BMI가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정확한 분석을 위해 BMI 외에도 혈당·혈압·콜레스테롤·체중 등의 신체상태와 음주·흡연·운동·소득수준 등의 변수도 고려했다. 5년의 추적 기간 중 1만8886명의 노인이 암, 심혈관질환, 호흡기질환으로 숨졌다.

연구팀은 BMI 22.5~24.9를 기준(사망 위험 1로 봄)으로 잡고 BMI에 따른 사망률을 분석했다.
그 결과 기준보다 BMI가 낮을 때 사망 위험이 증가하고 오히려 기준보다 BMI가 높을 때 사망 위험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으로 분류되는 BMI 25~27.4에서 사망 위험은 남성은 0.86, 여성은 0.84였다. BMI 27.5~29.9에서의 사망 위험도 남성은 0.79, 여성은 0.89로 모두 기준보다 낮았다.
WHO의 비만기준인 BMI 30 이상에서도 사망 위험이 통계적으로 의미 있을 정도로 높아지지 않았다.

반면 국내 기준 정상 체중으로 판단하는 BMI 22.5 이하일 때 사망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했다. BMI 17.5~19.9에서는 비만으로 평가되는 BMI 25~29.9보다 2배 이상 사망위험이 높았다. 저체중에 해당되는 BMI 16~17.4에서는 사망 위험이 3배 이상 높았다.

특히 BMI가 증가하면 호흡기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현저히 감소했다. 심혈관질환과 암으로 인한 사망위험도 역시 BMI가 25~27.4가 될 때까지 꾸준히 감소했다.

윤종률 교수는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과체중 또는 비만이 사망위험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저체중에서 심혈관질환, 호흡기질환,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BMI 증가에 따른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보다 높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연구결과 건강한 장수를 위한 노인의 BMI는 남성의 경우 27.5~29.9, 여성의 경우 25~27.4로 나타났다”며 “이에 따라 사망률을 고려한 노년기 적정체중 기준은 남성은 BMI 30 이하, 여성은 27.5 이하이므로 최소한 노년기에는 기존의 국내 기준으로 비만도를 적용하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노년기 BMI는 영양상태와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 적절한 수치의 BMI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좋은 영양상태가 필요하며 이는 면역기능을 높이는 데도 기여한다.
노년기 건강장수를 위해선 영양섭취 등을 통해 허약 증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사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조정진 교수는 “비교적 높은 혈액 내 콜레스테롤 수치는 고령자의 전염병, 암,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 연구에서도 BMI가 높은 노인의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보였다”며 “BMI가 낮을수록 적은 체중과 근력 부족 등 노인의 허약증상을 더 악화시켜 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과체중 또는 비만으로 분류되는 노인들이 더 오래 생존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나라는 젊은층 못지않게 노인층에서도 비만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큰 편”이라며 “하지만 노인은 적절한 영양상태가 중요하기 때문에 무리한 체중감량 보다는 적절한 영양섭취와 운동을 통해 건강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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