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아들을 개목줄에 묶어 숨지게 한 사건과 관련해 친부와 친모가 민사소송을 벌인 사실이 알려졌다.

대구지법 제11민사부는 2017년 사망한 박모군의 친모 A씨(24)가 친부 B씨(24)와 계모 C씨(24)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B씨와 C씨가 A씨에게 1억86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사건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는 고등학생이던 당시 B씨를 만난 뒤 이듬해 박군을 낳았다. 혼인신고는 했지만 부부는 오래가지 못했다. A씨의 가출과 B씨의 외도로 가족관계는 파탄났다. 이혼 후 A씨는 양육권을 포기했고, B씨는 C씨와 만나 2015년초 재혼해 딸을 낳았다. 박군은 외할머니가 키우다 재혼한 B씨가 데려다 키웠다.

박군은 친부와 계모의 학대·폭행에 시달려야했다. 박군의 목에 개목줄을 맨 뒤 침대 기둥에 매어놓았고, 집안을 어지럽힌다며 빗자루로 때렸다. 말을 듣지 않는다며 음식도 주지 않았다. 아이 몸에 혹이 나고 피부가 찢어졌지만 부부는 학대 사실이 드러날까 두려워 병원에도 데려가지 않았다.

박군은 2017년 7월 부부의 방치 속에 학대당하다 개목줄에 묶인 채 침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턱에 찢어진 상처가 발견됐고, 항문이 괴사할 정도로 처참한 상태였다. 박군은 사망 당시 몸무게가 또래 표준 몸무게보다 5㎏ 가량 적었고, 키도 또래보다 작은 85㎝에 불과했다.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된 B씨와 C씨는 지난해 징역 15년형이 확정됐다.

박군이 사망한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B씨와 C씨를 상대로 3억9800만원을 배상하라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박군이 사망하지 않았다면 미래에 벌어들일 수 있는 손해액(일실이익)과 정신적 위자료 등 손해배상채권이 인정돼야 하고, 친부가 아이를 사망케 했으니 상속권은 친모인 자신에게만 있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B씨와 C씨 측은 친부인 B씨 역시 상속 자격이 남아있어 절반의 권리가 인정된다고 맞섰다.

법원은 B씨에게도 상속권이 인정된다고 봤다. 상속인의 결격사유를 규정한 민법 1004조는 ‘고의로 직계존속을 살해하거나 살해하려한 자, 상해를 가해 사망에 이르게 한 자는 상속인이 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법원은 B씨에게 박군이 사망에 이르게 한 ‘고의’는 없다고 판단했다.

A씨에게도 책임을 물었다. 재판부는 “친모 역시 출산 후 가출하고 이혼하면서 아이의 양육권을 포기했고, 양육권을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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