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석(왼쪽)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과 김수현 정책실장

의사 출신인 이진석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이 달리는 기차 안에서 과호흡 상태에 빠진 환자를 도와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비서관 뿐 아니라 기차 안의 승객 일부가 합심해 환자의 건강을 돌봤다고 한다.

18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 비서관은 전날 오후 3시 서울에서 천안아산역으로 가는 KTX를 탔다. 정책기획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기차 출발 10여분 후 1호차와 기관차가 연결돼 있는 통로에서 20대 중반 여성이 과호흡 증세를 보이며 쓰러졌다.

이 비서관은 곧바로 여성에게 달려갔다. KTX 여 승무원이 여성을 마사지해주는 동안 “제 말씀이 들리시냐”고 물으며 의식이 돌아오는 걸 확인했다. 동공과 맥박 등도 체크했다. 시간이 지나자 여성은 정상 상태로 돌아왔고 이 비서관은 다시 자리로 돌아갔다.

5분여가 지나자 갑자기 기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혹시 기차 내 의사분이 계시면 1호차 끝으로 와 달라”는 내용이었다. 이 비서관이 달려가 보니 아까 실신했던 여성이 다시 쓰러져 있었다. 현장에는 이 비서관 외에도 의사 2명과 간호사 승객까지 와서 환자를 보고 있었다. 승객 중에는 가지고 있던 휴대용 산소호흡기를 여성에게 가져다 준 이도 있었다.

이 비서관은 승객들과 힘을 합쳐 응급조치를 취한 후 환자에게 “119를 불러 병원에 가시는게 좋겠다”고 제안했고, KTX 승무원이 119를 불렀다. 이 비서관은 청와대 직원들과 함께 여성의 짐을 들고 천안아산역에서 내렸다. 이후 이 비서관은 휠체어를 통해 여성을 앰뷸런스에 태워 병원으로 보냈다. 이 비서관은 끝내 역무원 등에게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회의장으로 떠났다고 한다.

이 비서관은 청와대 직원들에게 “별로 큰 일을 한 것도 아니고, 누구라도 당연한 일을했을 테니 굳이 말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비서관 뿐 아니라 승객들이 하나가 되어 우리 주변에서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응급 환자를 도왔다는 게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비서관은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과 손발을 맞춰 온 진보성향의 학자다.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조정실장을 역임하며 의사협회와도 인연을 맺었다. 이 비서관은 문재인 캠프 대선공약 수립 당시 김용익 이사장과 함께 보건의료공약의 그림을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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