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장수(가운데)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S타워에서 열린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관련 1차 전원회의에서 잠시 정회가 되자 굳은 표정으로 밖으로 나서고 있다. 뉴시스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첫 회의가 노동계와 경영계의 격렬한 반발 속에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회의는 고성과 설전 끝에 30분도 안 돼 빈손으로 마무리되며 향후 진통을 예고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S타워에서 2019년도 제1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는 노동계 대표 근로자위원들의 요구로 열렸다. 최저임금위 위원 27명 중 근로자위원 9명, 사용자위원 8명, 공익위원 8명 등 25명이 참석했다. 정부가 지난 7일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초안을 발표하자 근로자위원들은 “최저임금 제도 논의는 당사자인 노·사 양측이 참여하는 최저임금위에서 해야 한다”며 전원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회의는 시작부터 파행이었다. 류장수 최저임금위원장이 사용자위원인 박복규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회장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했지만 박 회장은 이를 강하게 거부했다.

박 회장은 지난해 최저임금 10.9% 인상을 결정한 최저임금위의 결정을 언급하며 “누구보다 책임을 통감해야 할 류 위원장이 사과 한 마디 없이 회의를 진행해 유감”이라며 “위원장 사퇴를 강력히 요구한다. 동반 사퇴도 좋다”고 말했다. 이어 "더 말하면 욕이 나올 것 같아 (발언을) 이만 삼가겠다”고 덧붙였다.

근로자위원인 이성경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오늘 회의의 주제가 뭐냐”며 항의했고 사용자위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류 위원장은 사퇴 요구에 대해 “그동안 국회에서도 얘기했지만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면서도 “위원장이든 공익위원이든 무책임하게 나가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 사무총장도 “노동자위원이 최저임금위 회의를 요청한 것은 30년 만에 처음”이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이 총장은 “정부가 현재의 노동계와 최저임금위를 완전히 무시한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석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사무총장도 “최저임금위가 왜 있는지 모르겠다”고 반발했다.

노동계와 경영계 양측은 모두발언을 마치고 회의를 시작했지만 개회 20분 만에 정회했다. 이후 회의를 속개했지만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채 마무리됐다. 최저임금위는 향후 운영위원회를 열어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안 재논의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