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 도착해 듀폰서클 호텔에 묵었다.

워싱턴 외교가에선 호텔 선정이 의외라는 얘기가 나온다. 호텔은 북한 측과 북·미 대화 주무부처인 국무부가 협의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김 부위원장이 워싱턴의 메이플라워 호텔이나 윌라드 호텔에 묵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메이플라워 호텔은 2000년 10월 북측 인사로는 처음으로 워싱턴에 체류한 조명록 당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이 묵었던 곳이다. 윌라드 호텔은 워싱턴에서 가장 유명하고 전통 있는 호텔 중 하나다. 백악관과의 거리를 보면 메이플라워 호텔은 0.5마일(800m), 윌라드 호텔은 0.8마일(1.3㎞) 각각 떨어져 있다.

하지만 김 부위원장은 듀폰서클 호텔을 택했다. 이 호텔은 워싱턴 북서쪽의 듀폰서클 지역에 위치한 호텔이다. 4성급 호텔로 9층에 객실은 312개다. 김 부위원장 일행은 8층 전체를 통째로 사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P뉴시스

1951년 개장한 이 호텔은 워싱턴에서 널리 알려진 호텔은 아니다. 듀폰서클 호텔은 백악관에서는 1마일(1.6km), 주미 한국대사관과는 0.8마일(1.3㎞) 떨어진 거리에 있다.

김 위원장이 이 호텔을 선택한 이유를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우선, 경호 상 이유다. 듀폰서클 호텔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고 투숙객도 많지 않아 경호하기가 편리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예약 문제도 거론된다. 김 부위원장의 방미 일정이 늦게 확정되면서 한 층을 전체로 빌릴 수 있는 호텔을 찾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비용 문제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김 부위원장 일행의 숙박비는 북·미 비핵화 협상을 담당하는 미 국무부가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국무부는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예산이 없다 보니 저렴한 호텔을 물색하다가 듀폰서클 호텔이 선택됐다는 것이다.

이 호텔 숙박비는 방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1박 당 160달러(18만원)∼1025달러(115만원)다. 적지 않은 비용이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워싱턴 시내 숙박비를 고려하면 저렴한 축에 속하는 호텔이다.

그러나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최종 조율이라는 김 부위원장의 방미 중요성을 감안할 때 미 국무부가 호텔 선정에서 숙박비를 고려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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