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2017년 영국 런던 하이드파크 음악 페스티벌에 참여했던 지나 마틴(26)은 불쾌한 경험을 했다. 두 남성이 자신의 치마 안에 휴대전화를 넣으며 불법촬영을 감행한 것이다. 그는 즉시 남성들의 휴대전화를 빼앗고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렇다 할 처벌없이 이들을 풀어줬다. 치마 안에 속옷을 입고 있어 신체가 상세하게 촬영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영국 내 스코틀랜드에서는 2009년 업스커팅(Upskirting)을 관음증의 일부로 명시하면서 법적처벌이 가능해졌지만,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는 실질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법안이 없기 때문이었다.

업스커팅이란, 본인의 동의 없이 치마 아래를 촬영하는 행위다. 한국의 불법촬영과 같은 개념이다. 업스커팅 피해자 대다수는 여자다. 피해사실을 쉽게 인지할 수 없는 공공장소 등에서 주로 발생한다.


지나는 이대로 물러설 수 없었다. 업스커팅을 성폭력의 일부로 인정받고 가해자를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성폭력 관련 법안을 개정해달라고 요청했다. 뜻을 모으기 위해 온라인 서명을 시작했고 무려 12만명이 동의했다.

사안이 공분을 일으키자 국회는 법 개정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보수당 의원인 크리스토퍼 초프가 이를 저지했다. 그는 “아직 이 문제가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기 때문에 섣부르게 법을 개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보수당 의원들조차 그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았고, 테리사 메이 총리 또한 자신의 트위터에 “실망감이 크다”고 적으며 공개 저격하기도 했다.

여러 잡음 끝에 영국 상원은 15일(현지시간) 업스커팅을 범죄로 보기로 했다. CNN 16일 보도에 따르면 업스커팅 금지법은 현재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재가만 받으면 통과된다. 이 법안에는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업스커팅을 하다가 붙잡히면 2년 이하의 금고형을 받을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악질이라고 판단되는 경우 성범죄 가해자 명단에 등록된다.

현재 업스커팅을 엄격하게 처벌하는 나라는 호주와 뉴질랜드뿐이다. 미국은 일부 주에서 처벌하고 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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