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찰청 제공

전 프로야구 선수 박정태(50)씨가 만취 상태로 운전한 뒤 시내버스에 올라 운전대를 꺾는 등 난동을 부린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박씨는 “버스 운전대에 손이 닿은 것뿐”이라고 해명했지만 블랙박스 영상에는 그가 운전대를 돌리는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박씨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운전자 폭행) 및 도로교통법(음주운전)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박씨는 이날 0시35분쯤 부산 금정구 한 편의점 앞에 주차한 후 대리운전 기사를 기다렸다. 당시 이곳을 지나던 시내버스 운전기사가 경적을 울리고 차량 이동을 요구했고, 박씨는 말다툼 끝에 자신의 차량을 직접 운전해 10~20m가량 이동했다. 이때 박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131%였다.

이후 박씨는 버스 출입문이 열린 틈을 타 버스에 올라 기사에게 폭언을 내뱉었다. 기사가 이를 무시하고 버스를 운행하자 버스 운전대를 꺾는 등 난동을 부린 것으로 알려졌다. 버스는 600m가량 움직였고 그 사이 승객 4~5명이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박씨는 경찰 조사에서 “버스 기사에게 술을 마셔 운전을 못 한다고 말했지만 기사가 못 들었을 수 있다”며 “순간적으로 흥분해 잘못한 부분이 있다.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혐의를 인정했다.

부산경찰청 제공

그러면서도 버스 운전대를 꺾은 행위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그는 “운전을 방해할 목적으로 운전대를 틀지는 않았다”며 “버스 출입문 개폐 장치를 찾기 위해 손을 뻗는 과정에서 운전대에 손이 닿았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경찰이 확보한 버스 내부 블랙박스에 찍힌 박씨의 모습은 해명과 달랐다. 연합뉴스가 확보한 영상 속 박씨는 버스에 올라타자마자 기사의 어깨를 감쌌다. 버스가 출발하자 박씨는 두 손으로 운전대를 꽉 잡은 채 체중을 실어 왼쪽으로 돌렸다.

이 과정에서 버스가 한 차례 휘청였으나 기사가 브레이크를 밟아 큰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내 승객 한 명이 운전석으로 다가와 박씨와 기사를 떼놓는 모습도 고스란히 찍혔다.

박씨는 1991년 롯데 자이언츠에 1차 지명돼 프로에 입문했다. ‘악바리 근성’ ’탱크’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1990년대 자타공인 최고의 2루수로 활약하다 2004년 은퇴했다. 이후 2010년부터 2년간 롯데 자이언츠 2군 감독을 지냈고 2012년에는 1군 타격코치를 맡았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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