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25일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일명 다보스 포럼이 그 어느 때보다 썰렁할 전망이다.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할 사안은 많지만 주요국 정상들이 세계 주요 지도자들이 당면한 국내 문제 때문에 잇따라 불참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 등 해외 언론은 17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지도자 가운데 영국의 테레사 메이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총리 등 4명이 포럼에 불참한다고 전했다.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이유로 불참을 통보했다. 지난 15일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 합의안을 부결시킨데 이어 다음날엔 메이 내각에 대한 불신임 투표까지 이어진 상황이다. 메이 총리는 불신임 투표에서 겨우 승리하하며 총리직을 유지했지만 영국 정치계는 혼돈에 빠진 상태이다. 메이 총리를 대신해 리암 폭스 국제통상부 장관이 포럼에 참석해 ‘브렉시트 이후 영국의 미래’를 제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18년만에 다보스 포럼에 참석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장기화되고 있는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을 이유로 지난 10일 불참을 통보한데 이어 이날 대표단도 보내지 않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참 결정 이후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이 대표단과 함께 포럼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대표단에는 므누신 장관을 비롯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월버 로스 상무부 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이 포함됐다. 므누신 장관과 폼페이오 장관은 22일 포럼 개막식에서 공동 연설을 하고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 재무장관 만찬도 주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셧다운을 이유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아프가니스탄 출장에 필요한 군용기 사용을 불허한 뒤 미 대표단의 포럼 참석도 중지시켰다.

마크롱 대통령도 지난해 11월부터 지속되는 ‘노란 조끼’ 사태 해결을 위해 포럼 불참을 결정했다. 또 화웨이 사태로 중국과 외교적 갈등을 겪고 있는 트뤼도 총리도 당분간 내치를 위해 불참 의사를 밝혔다

이번 포럼에는 주요국 지도자 가운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쥬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만이 참석할 예정이다.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리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이번 포럼에서 국제 외교무대 데뷔전을 치른다. 이밖에 빌 게이츠 등 경제계 리더들도 참가한다.

러시아와 중국, 인도, 한국 정상도 불참 의사를 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지난 2017년 중국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다보스 포럼에 참석했지만 올해는 왕치산 부주석을 파견한다. 중국은 미국과 무역 분쟁 관련 회의를 개최하더라도 별다른 진전이 없을 것으로 예상해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포럼을 앞두고 공개된 WEF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 2019는 올해 최대 위험요인으로 무역전쟁 전면전과 기후변화, 정치적 긴장고조 등을 꼽았다. 전세계 65개국 정상들과 40여개 국제기구의 수장들, 3000여명의 기업인이 참석하는 올해 포럼의 주제는 ‘세계화 4.0: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글로벌 구조 형성’으로 확정됐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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