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동물 안락사 논란을 빚은 동물단체 케어의 박소연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한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이하 뉴시스

‘구조동물 비밀 안락사’ 의혹으로 파문을 일으킨 동물권단체 케어의 박소연 대표가 입을 열었다. 박 대표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250마리의 동물을 안락사했다는 케어 내부고발자의 폭로가 나온 지 8일 만이다. 박 대표는 동물들을 안락사해왔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최선의 동물보호 활동이었으며 인도적 안락사였다”고 항변했다.

박 대표는 19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하림인터내셔날빌딩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불법인 것을 알면서도 비난과 논란이 일 것이 분명해 두려움에 알리지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케어가 그동안 해왔던 일부 동물의 안락사는 지자체 보호소에서 매일같이 행해지는 대량 살처분과 달랐다”며 “케어가 집단 구조한 동물들이 있던 곳은 개 도살장이다. 우리가 구조하지 않았다면 도살당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80%를 살리고 20%를 고통 없이 보내는 것은 동물권 단체이니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 등은 18일 박 대표를 사기·횡령·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에 박 대표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한 검찰 조사에 응하겠다는 입장도 전했다. 그는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해 의혹 해소에 협조하겠다”며 “소통 부족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비밀 안락사 의혹이 불거진 후 박 대표를 향한 공분이 거세지자 꼬리를 문 폭로들이 이어졌다. 그중 박 대표는 직접 안락사 주사를 놓거나 동물 사체를 암매장했다는 의혹을 인정했다.



그는 “자연사한 큰 동물들의 사체를 처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한 마리는 처리 업체에서 데리고 가지 않는다”며 “냉동고가 없거나 고장 나서 쓰지 못하던 시절, 사체가 나왔을 때 부지 안에다 묻은 경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물들이 외부 수의사를 너무 무서워해 수의사가 안 오겠다고 하는 상황이 반복됐었다”며 “수의사를 오게 하기 어려운 경우 저와 외부 동물구조관리협회 관계자가 안락사시켰다”고 털어놨다. 박 대표는 “당시 수의사만 안락사해야 한다는 법이 없었기 때문에 처벌받은 적은 없다”며 “‘내가 하니까 애들이 훨씬 더 공포스럽지 않게 가는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동물에게 마취하지 않은 채 고통스럽게 죽였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강력 부인했다. 그는 “하늘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다. 최대한 구조하고 최소한의 고통으로 보내주기 위해 좋은 약을 쓰는 것이 최선이었다”며 “그 원칙을 지키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반박했다.

단체 후원금 3000여만원을 개인 변호사 비용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직접 스토리 펀딩에 글을 써서 받은 돈이기 때문에 순수한 후원비는 아니다”라며 “악의적으로 케어 활동을 방해하고 왜곡된 사실을 퍼뜨리는 인물에게 법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이날 박 대표는 일부 의혹을 인정하고 사과했으나 사퇴의 뜻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내부고발자가 외부와 연결돼 있고 전직 직원들이 케어의 경영권 다툼을 곧 하게 될 것”이라며 “제가 물러날 수 없는 것은 자리에 연연해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케어는 국내 동물권 단체 중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맞서 싸울 수 있는 압력 단체”라며 “케어가 무너지는 것을 볼 수 없다. 케어가 정상화될 때까지 어떤 일이든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2시간여 동안 이어졌다. 박 대표는 회견 말미에 질문을 받지 않고 자리를 마무리하겠다고 선언했으나 일부의 반발이 있자 짧은 시간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 박소연 케어 대표 기자회견 풀영상 (①, ②편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문지연 최민석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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