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안에서 커터칼을 들고 있는 남성(왼쪽)과 승객 A씨가 112에 보낸 문자메시지. SBS

흉기를 든 승객이 버스 안에 있는데도 출동한 경찰은 “신고자가 누구냐”며 큰소리로 외쳤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찰은 흉기에 다칠 것을 두려워한 신고자가 대답하지 않자 별다른 조치 없이 버스에서 내렸다.

서울 영등포구 당산역 인근을 지나던 마을버스 안에서 지난 19일 오후 10시30분쯤 한 남성이 커터칼을 꺼내 허공에 휘두르는 등 행패를 부렸다고 20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 남성은 다른 승객을 향해 “가까이 오지 마라”며 욕설을 하기도 했다.

버스 안에 있던 A씨는 남성의 행동을 문자메시지에 적어 112로 신고했다. A씨는 “경찰이 다음 정류장에서 버스에 올라탔다”며 “‘신고자 계십니까’라고 큰소리로 외쳤다. 흉기를 든 남성이 제 옆자리에 앉아 있었기 때문에 대답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버스에 올라타는 것을 본 남성은 A씨 옆자리로 몸을 피했다.

A씨가 대답을 하지 않자 경찰은 버스에서 내렸다. A씨는 곧장 뒤따라 가 상황을 설명했다. 경찰은 그제야 남성을 버스에서 내리게 했지만 신원만 확인한 뒤 돌려보냈다.

경찰은 이에 문자메시지로 신고가 접수됐던 터라 내용 전달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커터칼을 들고 있다’는 부분이 누락된 채 남성의 인상착의와 ‘욕설을 하고 있다’는 내용만 전송됐다는 것이다. 신고자가 “신고 사실을 숨겨달라”며 보낸 2번째 문자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만약 흉기 소지 사실을 알고 출동했다면 대응이 달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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