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이번 사건은 정서 장애를 지닌 한 인간의 가학적 행위가 사회에 미치는 폭력의 연결성을 보여준다”

동물권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가 닭을 칼과 활로 죽이라고 강요한 양진호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면서 한 말이다. 박 대표는 현재 같은 죄명으로 피소된 상태다.

박 대표는 ‘안락사 없는 보호소(No Kill Shelter)’를 표방하면서 후원금을 유치했으나 구조동물을 무분별하게 안락사 시키고 그 사실을 숨긴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동물보호단체들은 18일 구조동물 안락사 논란을 빚은 박 대표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케어 후원자에 대한 사기,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도 포함됐다.

동물권 보호를 위해 앞장서 목소리를 내던 박 대표가 다름 아닌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피소되자 비난 여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또 박 대표의 민낯이 드러난 후 그가 양 전 회장을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고발했던 사건도 새삼 재조명되고 있다.

박 대표가 수장으로 있는 케어는 지난해 10월 31일 닭을 칼과 활로 죽이라고 강요한 양 전 회장을 동물학대 혐의로 고발했다. ‘몰카제국의 황제 양진호, 일본도로 닭 잡기 공포의 워크숍’이라는 영상이 공개된 직후였다. 영상 속 양 전 회장은 한 직원에게 살아있는 닭에게 활을 쏘라고 강요하고 머뭇거리자 욕설을 내뱉으며 직접 활을 쐈다. 양 전 회장의 지시를 받은 다른 직원은 공중으로 던져진 닭을 칼로 내리치기도 했다.

당시 박 대표는 “이번 사건은 정서 장애를 지닌 한 인간의 가학적 행위가 사회에 미치는 폭력의 연결성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공교롭게도 박 대표는 3개월도 지나기 전에 당시 자신이 양 전 회장을 향해 쏟아냈던 비난을 그대로 되돌려 받고 있다.

박 대표와 양 전 회장의 교집합은 또 있다. 독립언론 ‘진실탐사그룹 셜록’이다. 두 사람의 비리는 셜록에 의해 공개됐다. 대형 언론사 시스템 밖에서 뉴스 자체의 힘을 보여준 사건들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셜록의 박상규 기자는 16일 자신의 SNS에 “위기에 빠질수록 가치관과 철학을 지켜야 한다고 배웠다. ‘좋은 기사는 통한다’는 믿음이 있고, 이걸 실현하고 싶었다. 믿음 하나로 버티고, 계속 그 믿음을 실현하겠다. 좋은 기사는 결국 통하는 법”이라고 적었다.

앞서 셜록은 박소연 대표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많은 동물을 무분별하게 안락사 처리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동물 사체를 부적절하게 처리했고, 후원금을 사적 목적으로 썼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후 박 대표는 서울 서초구 한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년간 안락사를 알리지 못해 논란이 두려웠다.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면서도 “동물들을 고통 없이 보내주는 게 최선의 보호 활동이었다”고 자신의 행동을 변호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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