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명규 한국체육대학교 교수(전 빙상연맹 부회장)가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빙상계 폭력 및 성폭력 사건 은폐 의혹과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빙상계의 폭행·성폭행 사건 은폐 의혹을 받는 전명규 한국체육대학교 교수가 은폐 정황을 숨기기 위해 ‘비밀 메신저’인 텔레그램을 사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좋다고 표현한 것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전 교수는 21일 오후 서울 올림픽파크텔 서울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평창올림픽이 끝난 뒤 이메일이 다 공개되고 제 신분이나 제가 만신창이가 됐다”며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심리적으로 상당히 불안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떳떳하고 안 떳떳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제가 당해보니 그런 게(텔레그램이) 좋다는 의견으로 표현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SBS는 전 교수가 측근과 대화한 것을 녹음한 파일에 텔레그램 사용을 권유한 정황이 담겨있다고 보도했다. 은폐한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치밀히 계획했다는 것이다. 전 교수는 녹취 파일에서 “너는 텔레그램톡 안돼? 이거 깔아. 카카오톡은 자료가 남아있는데 이거는 서버가 독일에 있어서 찾을 수 없어. 비밀 대화가 가능해”라고 말했다.

텔레그램은 메시지 암호화 기능이 탁월하고 휴대전화를 압수하더라도 삭제된 대화 기록을 복원하기 어려운 모바일 메신저다. 암호를 설정한 대화방의 메시지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 삭제되는 기능도 있다. 러시아 출신의 개발자가 검열을 피하고자 만든 것으로, 독일에 서버를 두고 있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를 상습 폭행·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도 텔레그램을 자주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특히 심 선수에게 텔레그램 사용을 강요한 정황도 포착됐다고 한다. 경찰은 압수한 조 전 코치의 휴대전화에 대해 디지털포렌식 작업을 진행하면서 이같은 강요가 폭행이나 성폭력의 증거를 없애기 위한 시도였는지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 교수는 성폭력 은폐 의혹에 대해 “조 전 코치가 심 선수를 폭행해왔다는 것도 저는 몰랐다”며 “성폭력이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전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책임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심 선수에게 상당히 미안하고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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