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항을 겪고 있는 제10차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에서 한국과 미국 간의 이견이 여전히 큰 것으로 확인됐다. 일정 수준까지 공감대를 가졌던 협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으로 결국 결론을 내지 못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가진 SMA 관련 비공개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과정에서 양측 간 이견이 아주 큰 상황”이라며 “(미국 측이 요구하는) 자세한 액수를 밝혀드리긴 어렵지만 이견이 크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부담할 수 있고 합리적이며 국회와 국민에게 설명을 할 수 있는 수준의 합의안이 타결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 외통위 의원들과 1시간20분 정도의 비공개 간담회를 가지고, SMA 협상 관련 동향을 보고했다.

외교 수장인 강 장관이 직접 민감한 현안인 SMA 협상에 대해 한·미 간 이견이 크다고 밝힌 점은 그만큼 양측이 타협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강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오전 30분가량 전화 통화를 갖고 “현재 진행 중인 SMA 협상과 관련해서도 동맹으로서의 상호존중 및 이해의 정신 하에 상호 수용가능한 합리적 타결안에 조속히 합의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강 장관이 오전에 폼페이오 장관과 통화를 한 직후 국회에 출석, 이견이 크다고 말한 것은 양 장관의 통화에서도 SMA 관련해서는 이견만 확인한 것으로 관측된다.

간담회에 참석한 외통위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미국 측은 당초 현행(전년 기준 9602억원)의 1.5배를 요구했고, 우리 측은 1조원 이상은 어렵다는 입장이었다”면서 “협상을 거듭하면서 1조원을 조금 상회하는 수준까지 협의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12억달러(약 1조 3560억)를 제시하면서 타결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국 압박이 현실화된 것으로 보인다. 한·미 양측은 지난달 서울에서 SMA 10차 협상을 열었으나, 끝내 연내 타결에 이르지 못했다.

한편 강 장관은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미 결과에 대해 (미국 측으로부터) 상세히 브리핑을 받았다”며 “회담 관련 구체적인 내용은 북·미가 밝혀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2차 정상회담 개최지로 베트남 하노이와 다낭이 거론되는 데 대해서는 “그건 우리 정부가 밝힐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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