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나 선수를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된 양모 감독. 채널A

세팍타크로 국가대표 최지나 선수가 “고교 시절 감독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미투(Me Too·나도 말한다)’ 폭로에 나섰다. 최 선수는 지난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세팍타크로 여자 팀 레구 결승에 올라 사상 첫 은메달을 땄다.

최 선수는 “당시 감독이었던 양모씨가 운동이 끝난 뒤 집으로 돌아가던 차 안에서 강제로 입을 맞췄다”며 고등학교 3학년 때인 2011년 8월에 벌어진 일을 21일 채널A에 털어놨다.

그는 “(운동이 끝난 뒤) 차 조수석에 타라고 하셨다”면서 “갑자기 ‘말을 잘 들으면 앞으로 내가 더 너를 잘 되게 도와주겠다’는 (말을 하고) 산 밑에 차를 정차했다”고 말했다. 이어 “갑자기 아무 말 없이 포옹을 시도하더니 ‘우리가 헤어져야 하는데 외국인들이 하는 인사법을 알려주겠다’며 제게 입을 맞췄다”고 덧붙였다.

최 선수는 “밤보다 더 깜깜할 때 차 안에서 들리는 소리는 그분 숨소리와 목소리밖에 없었다”며 “저항을 하면 더 큰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공포감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집에 갔는데 부모님이 잠들어계셨다. 제 몸을 씻어야겠다는 생각에 피가 나는데도 아픈 줄도 모르고 철 수세미로 입을 박박 문질렀다”고 말했다.

당시 바로 문제제기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제 진로에 충분히 보복성 압박을 줄 수 있는 위치에 계신 분이었다. 감독님이 가진 절대 권력이 몸 전체로 느껴지게 되더라”고 설명했다.

최 선수는 약 8년 전에 벌어진 일이지만 여전히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저에겐 어제 일어난 일과도 같다. 매일 반복되는 기억 속에 살고 있다”며 “성인이 된 후에도 대회장에서 (양 감독을) 어쩔 수 없이 계속 마주쳤다. 비슷한 머리 모양만 봐도 숨이 막히더라”고 말했다.

최 선수는 지난 16일 양 감독에 대한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했다. 최 선수의 부모도 최근에야 딸의 고통을 알게 됐다고 한다. 최 선수는 “부모님께 알리는 것이 가장 염려됐었는데 어머니가 ‘우리 딸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니’라고 말씀해주시더라. (그때) 모든 걱정이 사라졌다”고 했다.

최 선수는 “피해자가 숨는 상황이 더 발생하지 않았으면 해서 폭로를 결심했다”며 “이런 저로 인해 다른 사람이 희망을 가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슷한 상황을 겪은 동료들이) 잘못을 자기 탓으로 돌리지 않길 바란다. 숨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양 감독은 “어떻게 학생을 성추행하냐”며 “얼굴을 돌리다가 입술이 닿았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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