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대학원생 A씨는 논문지도를 받기 위해 연구실을 방문하는 게 고역이었다. 논문지도를 받으러 갈 때마다 교수를 위해 고급 다과를 준비하는 것은 기본이었다. 교수는 부담스러운 가격의 건강보조식품과 상품권을 요구했다. ‘선물’을 준비하지 못하는 날엔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A씨는 이 같은 사실을 학교 측에 알렸지만 학교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시민단체 ‘대학원생119’는 출범 2주 만에 커뮤니티 가입자 수가 168명에 달할 정도로 교수들의 갑질 피해를 호소하는 대학원생들이 많다고 22일 밝혔다.
이 단체는 “지성의 전당이 돼야 할 대학은 성역이 됐다”면서 “교수들은 연구실을 본인들의 왕국으로 만들어 온갖 갑질과 횡포를 저지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갑질 근절을 위한 교육 당국의 긴급 대책을 촉구했다.

갑질 내용도 다양했다. 대학원생 B씨는 지난해 지도교수로부터 자퇴 종용을 받았다. 언론을 통해 타 대학이 ‘대학원생 권리장전’을 선포했거나 인권센터가 생길 예정이라는 소식을 접한 뒤 자신의 학교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이 있었는지 학교 측에 문의했다.

대학본부는 B씨의 단순 문의 내용을 지도교수에게 전달했고 교수는 B씨에게 “자퇴를 하는 것이 낫겠다”고 했다. 이를 거절한 B씨에게 가해진 대가는 혹독했다. B씨는 연구실에서 이뤄지는 학습과 교육 과정에서 배제됐고 적절한 논문지도도 받지 못했다. 결국 그의 졸업은 한 학기 미뤄졌다.

지도교수가 대학원생들의 월급 통장과 카드를 걷어가는 경우도 있었다. 이 돈은 교수가 연구비 입찰을 위한 리베이트와 실험실 비품 및 지인들 선물을 구매하는 데 사용했다. 대학원생의 연구 저작물을 도용하기도 했다.

한 커뮤니티 가입자는 “교육자라면 연구실적도 중요하지만 인성이 된 사람 좀 임용됐으면 좋겠다”며 울분을 토해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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