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축구 대표팀 감독이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 바레인과의 16강전을 하루 앞둔 21일(한국시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파울루 벤투 축구 대표팀 감독의 언어는 간결하다. 평소 기자회견이나 스탠딩 인터뷰를 할 때면 군더더기 없이 할 말만 한다. 논란이 될법한 질문은 영리하게 피하거나 칼같이 끊어낸다. 그러나 필요한 순간에는 누구보다 직설적으로 말한다. 벤투의 화법은 팀과 선수들을 보호하고 독려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벤투 감독은 21일(한국시간)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 바레인과의 16강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대표팀을 흔드는 루머와 우려를 일축했다. 주전들의 연이은 부상과 의무팀 관련 의혹 등 팀 안팎에서 나오는 부정적인 목소리를 잠재우고자 한 것이다. 벤투 감독은 “(대표팀과 관련해)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나에게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부임한 이후 10경기 동안 패배가 없음에도 좋지 않은 이야기들이 계속 흘러나온다”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팀의 막내인 이승우가 16일 중국전에서 물병을 차며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에 대해서는 침착하게 대응했다. 벤투 감독은 “그와 관련해 내가 할 말은 이미 선수들에게 다 했다”며 논란이 더 이상 불거지지 않도록 차단했다.

벤투 감독은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후 자신의 생각을 말로 드러내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대중이나 기자들의 반응에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중앙 수비수 장현수가 몇 차례 보였던 실책성 플레이로 큰 비난을 받자, 벤투 감독은 “누구든 경기에서 실수할 수 있다”며 “과거에 대해서는 언급할 필요도 없고 언급해서는 안 된다”고 그를 감쌌다. 팀의 미래에 상당히 도움이 되어줄 선수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할 말은 했지만 문제 될 만한 돌발 발언은 없었다. 장현수가 대체복무 봉사활동 조작으로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영구 제명을 당했을 때 벤투 감독은 이를 이해하고 존중했다. 한국 특유의 병역 문제에 대해 외국인으로서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었으나 “징계를 내린 공정위원회의 결정을 따라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주어진 상황을 차분히 받아들이면서도 “실수에 대한 처벌은 받아야겠지만 (장현수) 개인에게는 좋은 일이 있기를 빈다”며 제자를 아끼는 마음도 전했다.

자칫 민감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애초에 꺼내지도 않는다. 과거 포르투갈 대표팀을 지휘할 때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지금의 손흥민을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벤투 감독은 “능력 있는 선수들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팀을 우선하는 것이 내 철학”이라며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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