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정권’, ‘계파 정치’라고 적힌 송판들이 차례로 격파됐다. 이어 “대권 주자도 비켜라”라고 쓰인 송판이 두 조각으로 쪼개졌다. 태권도 8단인 안상수 자유한국당 의원이 23일 ‘격파 시범’을 보이며 당내 첫 당대표 출마 선언을 했다. 그는 “전당대회와 당 통합을 위해 대권 주자는 비켜달라”며 “총선을 실질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능력은 자신에게 있다”고 호소했다

평소처럼 화려한 색의 양복을 입은 안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출마 회견을 열고 “정치 경륜과 선거경험으로 2020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당대표에 도전했다”며 출마의 변을 밝혔다.

안 의원은 “23년 동안 당을 지키며 헌신했다. 인천광역시장 8년과 국회의원 3선을 역임했다. 9전 5승 4패의 선거경험과 대통령선거 등 전국단위 선거를 치러 총선을 실질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6.13 지방선거 참패 후에도 전국위원회 의장과 비상대책위원회 준비 위원장을 맡아 김병준 비대위 체제가 안정적으로 출범할 수 있도록 했다”며 “당을 통합하고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대선 후보급 인물들의 당권 도전을 두고는 ‘격파 퍼포먼스’까지 벌여가며 비판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그는 “최근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분들 중 한 분이 당대표를 맡게 된다면, 향후 당은 대선후보들의 각축장이 되고, 갈등은 격화돼 최악의 경우 분당의 우려까지 있다”며 “(이들이 출마할 경우) 당이 통합의 용광로가 아니라 갈등의 블랙홀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 의원은 “내년 총선을 잘 치루기 위한 선거가 돼야 하는데, 이번 전당대회가 3년 후에 치를 대선 경선처럼 오인되면, 당원들도 올바른 판단을 못 할 것”이라며 “대통령 생각이 있는 분들은 당대표 선거 출마를 자제하고, 당권에 의지가 있으신 분들은 향후 대선에서 우리 당 후보로 출마하지 않겠다고 공표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이 높아진 김병준 비대위원장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어려운 당을 잘 관리했지만, 심판이 선수로 뛰는 것에 국민들이 감동하겠냐”며 “국민들이 과연 공정하다고 생각할지 걱정이 된다”고 우려했다.

심우삼 기자 s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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