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JTBC 사장. 뉴시스

전직 기자 김모(49)씨가 손석희(63) JTBC 사장으로 추정되는 인물과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 11건을 공개했다. 메시지에는 김씨의 JTBC 채용 문제를 논의하는 내용이 담겼다. 김씨는 손 사장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씨가 메시지를 공개한 것은 손 사장의 해명 방송이 나온 뒤다. 손 사장은 폭행 사건이 보도된 24일 오후 8시 JTBC 뉴스룸 시작 직후 “사실과 주장은 엄연히 다르다는 말씀만 드리겠다”며 폭행 의혹을 부인했다. JTBC도 보도자료를 내고 “손 사장이 김씨의 ‘정규직 특별 채용’ 요구를 거절하면서 가볍게 건드린 게 전부”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손 사장은 김씨를 공갈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김씨는 이날 오후 9시16분 기자 27명과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을 개설해 ‘손석희 선배님’이라고 저장된 인물과 텔레그램으로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메시지에 따르면 손 사장 추정 인물은 김씨의 이력서를 받아 JTBC 내 탐사기획국장에게 전달했고, 김씨를 격려하면서도 입사가 어렵다는 식으로 말했다. 다만 국내 미디어 상황과 관련해 김씨의 의견서를 부탁하기도 했다.

“(이력서) 잘 받았소이다. ‘희망 고문’이 가장 안 좋은 건데 상황이 그렇게 됐지요. 그런데 인사 관련 일은 원래가 좀 그런 면이 있습니다” (이하 손석희 사장 추정 인물)

“국장이 출장 중이어서 아직 만나진 못했으나 담주 중에라도 볼 예정이다. 너도 생각이 오락가락하겠지만, 암튼 세상에 쉬운 것도 없고 장담할 일도 없으니 일단 최선을 다해보자”

“대상이 누구냐에 대해선 이견이 많을 테고 내가 밀어 넣으려 한다고 말들이 많을거야. 그런데 그렇게라도 해보지 않는 건 내가 너한테 미안한 일인 것 같다. 여기까지. 또 얘기하자”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손 사장은 지난 10일 오후 11시50분쯤 마포구 상암동의 한 일식 주점에서 김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11일 인근 파출소에 찾아가 피해 사실을 밝혔고, 13일 정식으로 신고를 접수했다.

김씨는 경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고 이메일을 통해 녹취 파일과 영상 자료 등을 제출했다. 그는 진술서에 “단둘이 식사하던 중 손 사장이 어깨, 안면부를 가격했다”고 적었다. 김씨가 “폭행 직후 녹음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녹음 파일에는 손 사장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그게 아팠냐?”고 재차 물은 뒤 “그래. 아팠다면 그게 폭행이고 사과할게”라고 답하는 음성이 담겼다.

JTBC는 김씨의 과도한 인사 청탁으로 인해 빚어진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JTBC 측은 “약 4년 전부터 알고 지낸 김씨가 2017년 4월 손 사장이 낸 접촉사고를 ‘기사화하겠다’면서 정규직 채용을 집요하게 요구했다”며 “(손 사장이) 거절하자 사건 당일 김씨가 과도하게 화를 냈고 ‘정신 좀 차려라’고 손으로 툭툭 건드린 것이 전부”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이에 “손 사장이 기사화를 막기 위해 먼저 기자직 채용을 제안했다”며 “(나를) 회유하기 위해 일자리를 제안했다가 거절당하자 격분해 폭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손 사장은 접촉 사고 관련 제보 내용이 세상에 알려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품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