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위탁 보육하던 15개월 여아를 학대해 숨지게 한 위탁모를 엄벌해 달라는 국민 청원에 대해 청와대가 “아동학대에 대한 공적 개입을 강화하고 아동보호 전문기관의 공공성을 강화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지난달 6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위탁모에게 학대당해 목숨까지 잃은 15개월 딸 얘기를 들어달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은 22만명의 동의를 받으며 청와대 답변 조건을 충족했다.

지난해 10월 23일 뇌사상태에 빠진 여아가 병원에 실려 왔다. 병원은 아이의 눈 초점이 맞지 않고 발이 오그라드는 등 이상 증세가 보이는 점을 근거로 학대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경찰에 신고했다. 아이는 뇌 기능의 80%가 손상된 상태로 입원 20일 만에 숨졌다.

경찰 조사결과 위탁모는 아이를 상습적으로 굶기고 폭행하는 등 학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위탁모는 아기의 몸에 경련이 일어나고 몸이 뻣뻣해지는 뇌출혈 증상이 있었음에도 아이를 32시간 동안 방치하다 병원에 데리고 가 피해를 키운 사실도 밝혀졌다. 수사과정에서 위탁모가 다른 아이를 학대한 정황도 추가로 드러났다.

SBS 뉴스 방송화면 캡처

자신을 사망한 여아의 아버지라고 밝힌 청원인은 “잔인하게 여러 아이를 폭행하고 고문한 위탁모는 5차례의 경찰 출동에도 거짓말을 하고 아이들과 잘 지내는 척, 아무 일 없는 척을 했다”며 “우울증 치료를 10여 년간 받았다고 하는데 절대로 우울증, 심신미약으로 형을 감형받아선 안 된다”고 법정 최고형을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

엄규숙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은 30일 청와대 소셜라이브를 통해 해당 청원에 답변했다. 엄 비서관은 “피해 아기를 학대한 혐의에 대해 가해자는 아동학대 치사 등 혐의로 지난해 11월 30일 구속기소 됐다. 지난 7일 첫 공판에 이어 28일에 두 번째 공판이 있었다”며 “엄격한 법 집행이 이뤄지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아동학대 조사의 경우 피해자가 아이들로, 보통 스스로 의사 표현이 불가능하고 다른 목격자도 없어 구체적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민간 위탁모의 경우 자격, 시설, 담당 아동 수 등에 별도의 규제나 규정이 없어 현장 조사 시 위법 사항을 적발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엄 비서관은 이에 대한 대책으로 “아동학대에 대한 공적 개입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엄 비서관은 “지난해 아동복지법 개정에 따라 올해 7월 출범할 아동권리보장원을 통해 아동 중심의 통합서비스를 강화하겠다”며 “또한 지역아동보호전문기관 역시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지방자치단체 직영이나 공공기관 위탁 등의 방법으로 공공성과 책임성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학대 아동 사후관리 계획은 경찰, 법조인, 지자체 등이 참여한 아동학대사례전문위원회 심의를 통해 수립할 것”이라며 “국가아동학대정보시스템을 통해 아동학대 사례 등을 경찰과 지자체, 아동보호전문기관이 공유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엄 비서관은 민간 위탁모 제도를 개선하는 방안으로 2017년 12월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가사근로자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제정안)’을 제시했다. 해당 법은 가사서비스 회사가 가사근로자를 직접 고용해 책임성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엄 비서관은 “이 법이 시행된다면 양질의 가사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사서비스 제공기관을 정부가 직접 인증할 계획”이라며 “가사서비스 이용자의 신뢰도 높아질 것이고, 근로자 실태 파악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30일 내 20만명 이상이 동의한 청원의 경우 한 달 내에 관련 수석비서관이나 정부 부처 관계자가 내용에 대해 직접 답변하도록 하고 있다. 30일 현재까지 기준이 충족해 답변이 완료된 청원은 74개다.

강문정 인턴기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